20대 인구, 70대 이상보다 적다…100년만에 역전

2025-10-13     오상민 기자
장기간 이어진 저출생과 고령화의 여파로 20대 인구가 지난해 처음으로 70대 이상 노령층보다 적은 것으로 나타났다.

한때 가장 인구가 많았던 청년층이 이제는 성인 세대 중 가장 적은 ‘마이너 세대’로 밀려난 셈이다.

12일 국가데이터처(옛 통계청)가 발표한 인구주택총조사(등록센서스 방식)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20대 인구는 630만2000명으로, 전년보다 19만3000명 줄었다. 감소 폭은 10세 미만(-19만2000명)과 40대(-16만9000명)를 웃돌며 전 연령대 가운데 가장 컸다.

20대 인구는 2020년 703만명을 정점으로 4년째 감소세다. 매년 14만~21만명씩 줄며 빠른 속도로 축소되고 있다. 이로 인해 지난해 20대 인구는 70대 이상(654만3000명)에 역전됐다. 통계 작성이 시작된 1925년 이후 처음 있는 일이다.

연령대별로는 50대(871만3000명)가 가장 많았고, 이어 40대(780만9000명), 60대(779만1000명) 순으로 집계됐다. 불과 30여년 전만 해도 20대가 전 연령층 중 가장 많았던 점을 감안하면 인구 구조의 세대 축이 완전히 뒤집힌 셈이다.

청년 인구 감소는 노동시장에도 직접적인 파급을 미치고 있다.

지난 8월 20대 고용률은 60.5%로 1년 전보다 1.2%p 하락했다. 지난해 8월 이후 12개월 연속 하락 또는 보합세로 반등 조짐이 없다. 같은 달 실업률은 5.0%로 1년 새 1.0%p 상승해 2022년 이후 최고치를 찍었다. 대기업의 경력직 선호 확산도 청년층 취업난을 키우고 있다.

한국경제인협회 조사 결과, 매출 상위 500대 기업의 지난해 대졸 신입사원 가운데 28.1%가 경력직이었다. 1년 새 2.3%p 증가한 수치다. 대기업 수시채용 확대로 사회 초년생의 첫 일자리 진입 문턱이 높아지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여기에 미국의 고율 관세 정책 여파로 제조업 수출 회복이 더딘 가운데 건설 경기까지 침체되면서 양질의 일자리 수 자체가 줄고 있다는 분석도 더해진다. 오상민기자 sm5@ks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