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 청년몰 공실률 42% 전국 평균 이상

2025-10-22     오상민 기자

전통시장 내 청년창업 지원 거점으로 조성된 울산 남구 신정동 청년몰이 공실률 40%대를 기록하며 구조적 한계가 드러난 가운데 최근 들어 일부 점포가 재입점하며 회복 조짐을 보이고 있다. 하지만 정부의 관련 예산이 5년 새 3분의 1 수준으로 줄어든 만큼 실질적 활성화에는 시간이 걸릴 전망이다.

21일 찾은 청년몰 2층과 지하층의 온도차가 뚜렷했다. 2층 점포들은 공예·뷰티·디저트 등 체험형 매장을 중심으로 비교적 활기를 띠고 있지만, 지하층 식당가는 여전히 어둡고 한산했다. 점심시간에도 불이 꺼진 점포가 눈에 띄었고, 일부 매장은 식탁과 의자만 덩그러니 있었다.

더불어민주당 오세희 의원이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 자료를 분석한 결과, 올해 7월 기준 울산 청년몰은 전체 19개 점포 중 8곳이 공실로 공실률 42%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전국 평균(38%)보다 높은 수준이다. 일부 지역에서는 사실상 운영이 중단된 청년몰도 있었다.

특히 △현장과 괴리된 공모 평가 △창업지원보다 시설 사업 위주 △창업 이후 컨설팅 및 매출 회복 프로그램 부재 등 근본적 설계 결함이 누적된 결과라는 분석도 제기된다.

울산 청년몰 ‘키즈와 맘’은 2018년 중소벤처기업부의 청년몰 조성 공모사업에 선정돼 총 11억7600만원이 투입됐다.

하지만 2019년 말 개점과 동시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가 겹치며 소비심리가 급격히 위축됐고, 입점 상인 다수가 매출 부진으로 퇴점했다. 지하층 공실이 늘면서 청년몰 전체 활력이 떨어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그나마 지자체의 정상화 노력 속 상황이 다소 나아지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남구 관계자는 “공용공간 1곳은 제외하고 현재 2층 12개 점포는 모두 영업 중이다. 지하 6곳 중 4곳이 공실이며 1곳은 입점 심사 중”이라며 “조만간 신규 입점을 통해 청년몰을 정상화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관련 예산 구조는 점점 위축되고 있어 활성화에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정부의 청년몰 활성화 예산은 2021년 43억8000만원에서 올해 13억7000만원으로 5년간 68%나 줄었다. 지원 규모 축소로 인해 리모델링, 공동마케팅, 청년상인 컨설팅 등 핵심 프로그램 운영에도 차질이 빚어질 가능성이 제기된다.

오세희 의원은 “청년몰 공실 증가는 개별 창업 실패가 아니라 정책 설계의 실패에서 비롯된 구조적 문제”라며 “시설 사업 중심에서 벗어나 창업 이후 매출 관리와 맞춤형 지원체계를 갖춰야 한다”고 강조했다.

글·사진=오상민기자 sm5@ks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