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울산 기업 생존율 최악…혁신 생태계 구축 절박하다
울산지역 기업 생태계가 심각한 위기에 빠졌다. 국가데이터처 ‘2024년 기업생멸행정통계(잠정)’에 따르면 울산 신생기업 생존율은 1년 차부터 7년 차까지 전 구간에서 전국 평균을 밑돌았다.
특히 4~7년차 생존율은 17개 시·도 중 최하위다. 신생기업은 줄고 소멸기업은 늘았다. 산업수도를 자임하는 울산은 이제 새로운 기업이 태어나고 생존하기 어려운 도시가 됐다.
2024년 울산의 활동기업 수는 13만4666개로 전년 대비 17개 감소했다. 이 중 신생기업은 1만5274개로 1400여개 줄어든 반면, 소멸기업은 1만4580개로 190개나 증가했다. 개인과 법인의 창업 동력이 급격히 약해지고 있음을 보여준다.
활동기업 종사자는 1년 새 1만1000명 늘었지만, 신생기업 종사자는 2000명이나 줄었다. 고용이 증가했지만 신생기업의 생존력은 오히려 약화된 것이다.
가장 큰 문제는 기업 생존율이다. 울산 신생기업의 4년 차 생존율은 38.1%, 5년 차 33.1%, 6년 차 28.2%, 7년 차 25.5%로 모두 전국 최하위로 처졌다. 1년차(63.6%), 2년차(53.2%), 3년차(43.7%) 생존율 역시 전국 평균을 크게 밑돌았다. 울산지역 창업기업 10곳 중 7곳이 5년도 버티지 못한채 문을 닫는 셈이다.
고성장기업과 가젤기업은 소폭 증가했으나 절대 규모는 미미하다. 이는 울산 기업 생태계가 단순한 경기 둔화를 넘어 구조적 위축에 접어들었음을 보여준다.
원인은 분명하다. 울산 경제는 여전히 자동차, 조선, 석유화학 등 대기업 중심 제조업에 지나치게 의존한다. 이 경직된 경제 구조는 중소 협력업체와 신생 기업의 독립적 성장을 막고 있다. 또한 전통산업 중심의 울산에 가해지는 글로벌 산업 대전환(친환경 전환, 4차산업 혁명 등)의 파고도 창업 생태계를 위축시키고 있다.
울산은 전통적 산업도시의 한계를 극복하고 ‘미래 성장 거점’으로 전환해야 한다. 대기업 중심 하청 구조에서 벗어나 독자적 경쟁력을 갖춘 스타트업을 육성하고, 지역 대학·연구기관·민간투자 네트워크를 유기적으로 연결하는 혁신 생태계를 구축해 자금·인력·기술이 선순환하는 지속가능한 성장 기반을 마련해야 한다.
‘창업 생태계 혁신’ 없이는 울산이 산업수도의 명성을 유지하기 어렵다. 울산시는 이 경고를 엄중히 받아들이고 지역 기업 생태계 회복과 산업 구조 전환에 전력을 다해야 한다. 지금 이 순간에도 기업이 속절없이 무너져 사라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