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분옥 시조시인의 시조 美學과 절제](86)임 생각-외솔 최현배(1894~1970)
외솔 선생의 ‘한글사랑’ 되새기며
바람 불던 그 어느 날, 우리 임 가고 나니,
산천은 의구하나 쓸쓸하기 그지없다.
동천에 높이 뜬 달도, 임 찾는가 하노라.
임이여, 어디 갔노, 어디메로 갔단 말고?
풀 나무 봄이 오면, 해마다 푸르건만,
어쩌다 우리의 임은, 돌아올 줄 모르나.
임이여, 못 살겠소, 임 그리워 못 살겠소.
임 떠난 그 날부터, 겪는 이 설움이라
임이여, 어서 오소서, 기다리다 애타오.
<외솔 최현배 시조집(임생각 6수 중 1,2,3수)>
문교부 장관자리를 사양하고 국정교과서 편수관을 선택한 사람이 있다. 그 분이 ‘한글이 목숨이다’라고 주창하신 외솔 최현배 선생님이시다.
지난 일요일 외솔 최현배선생님의 탄신 131돌을 맞아 외솔 생가에서 기념식을 가졌다. 그때 외솔 선생의 손자이신 최홍식(세종대왕기념사업회 회장) 선생님이 그의 할아버지 외솔 선생께서 당시 이승만 대통령이 권유한 문교부 장관직을 사양하고 국정교과서 편찬이 시급하다고 국어교과서 편수관 임명장을 받은 임명장을 갖고 오셔서 외솔기념관에 기증하였다. 또 한 점은 외솔 선생의 은판 애칭 초상화에 외솔선생님의 친필로 새긴 두 줄의 문장이 있는 은판 애칭 1점과 선생님의 복장 유불 1점을 기증할 때 최홍식 손자 분에게서 그 말씀을 들으니 나라사랑과 민족사랑의 넘치는 뜨거움이 가슴에 담겨왔다.
오늘 날 우리는 체계화된 문법정리가 잘된 말본 위에서 우리의 문화를 세계적으로 높이 꽃을 피우고 있다.
우리 울산에서 나시고 성장하신 이 땅이 참 거룩한 우리글 우리말을 지켜내신 한글의 성지라는 생각이 든다. ‘외솔 한글사랑 기념회’의 일을 맡아 하면서 외솔 선생님의 거룩한 뜻을 다시 한 번 더 가슴으로 새기는 날이었다. 한분옥 시조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