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값·환율 불안…기준금리 2.50% 3연속 동결
2025-10-24 서정혜 기자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는 23일 통화정책방향회의를 열고 기준금리를 연 2.50%로 유지하기로 결정했다.
앞서 금통위는 지난해 10월 기준금리를 0.25%p 낮추면서 통화정책의 키를 ‘완화’로 틀었고, 11월에는 금융위기 이후 처음 연속 인하를 단행했다.
올해 상반기에도 네차례 회의 중 2월과 5월 두차례 인하했다. 건설·소비 등 내수 부진과 미국 관세 영향 등에 올해 경제성장률이 0%대에 그칠 것으로 예상되면서 통화정책을 ‘경기 부양’에 맞춘 셈이다.
이후 하반기 들어 7·8월과 이번까지 3차례 연속 금리를 묶은 것은 부동산 시장이 매우 불안한 것이 영향을 줬다.
시장은 수도권 지역 주택담보대출을 최대 6억원으로 일괄 축소하는 등의 6·27 대책에도, 10월 둘째 주 서울 아파트 가격은 2주 전(연휴 전)보다 0.54% 더 올라 상승 폭이 오히려 더 커졌다.
정부는 서울 전역과 수도권 주요 지역을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지정하고 15억원이 넘는 집의 주택담보대출 한도를 2억~4억원으로 더 줄이는 10·15 대책을 서둘러 발표했다.
이에 이번 금리 동결결정은 정부가 규제 강화 기조를 지속하는 가운데 한은이 금리를 낮추면 주택담보대출을 부추겨 ‘정책 엇박자’ 논란이 불거질 수 있다는 점을 의식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와 함께 미국 관세 협상 불확실성 등에 최근 불안한 환율 흐름도 금리 동결의 근거가 됐다.
지난 14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 주간(낮) 거래 종가(오후 3시30분 기준)는 1431.0원으로, 4월29일(1437.3원) 이후 5개월 반 만에 처음 주간 종가 기준으로 1430원대로 올라섰다. 이후로도 1420~1430원대에서 오르내리며 뚜렷하게 떨어지지 않고 있다.
여기에 더해 기준금리까지 낮아지면 원화 가치가 더 떨어져 1430원대 이상의 환율 수준이 굳어질 위험이 있다는 게 한은의 분석이다.
아울러 반도체 등 수출 호조와 주식 등 자산 가격 상승에 따른 소비심리 회복, 내년 성장률 회복 전망 등으로 경기 부양 목적의 금리 인하 압박이 줄어든 점도 금통위원들의 동결 결정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집값·환율 불안이 진정되지 않을 경우, 한은이 다음 달에도 기준금리를 낮추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 우세하다.
금통위는 이날 통화정책방향 회의 의결문에서 “성장의 경우 전망 불확실성이 여전히 크지만, 소비·수출 중심으로 개선세를 이어가고 있고, 부동산 대책의 수도권 주택시장·가계부채 영향, 환율 변동성 등 금융안정 상황을 더 살펴볼 필요가 있는 만큼 현재의 기준금리 수준을 유지하는 것이 적절하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서정혜기자 sjh3783@ks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