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 울산불꽃축제]오랜 기다림…가을바다와 어우러진 드론·불꽃쇼 추억 선사

2025-10-27     신동섭 기자
‘2025 울산불꽃축제’가 26일 울산 북구 강동몽돌해변에서 열렸다. 불꽃축제는 지난 19일과 24일 울산 앞바다 풍랑주의보 등 날씨 영향으로 부득이 연기됐다가 수만발의 불꽃이 이날 북구 해변의 밤하늘을 수놓았다. 시민들은 일상 속 특별한 이벤트를 즐기기 위해 이날 일찌감치 자리를 확보하는 등 많은 관심을 나타냈다. 오랜만에 몰려온 관광객들로 강동 일원의 상가들은 지난주에 이어 2주 연속 특수를 누렸다.

강동해변·공원 등 ‘자리 선점 경쟁’

○…이날 오후 2시부터 강동해변과 공원에는 돗자리와 텐트가 하나둘씩 설치되기 시작했다. 편의점과 일부 노점에서는 돗자리 등을 미처 챙기지 못한 시민들을 위해 제품을 판매했고, 이를 사기 위해 긴 줄이 이어졌다. 오후 5시께가 되자 백사장뿐 아니라 해안에 인접한 공원들까지 텐트를 가져온 시민들로 가득 찼다. 맑은 날씨에 시민들은 미리 나와 모래놀이를 즐기거나 바닷가 풍경을 감상하며 시간을 보냈다. 이성민씨는 “날씨가 맑아 소풍을 즐길 겸 가족들과 일찌감치 나왔다”며 “아이가 아직 실물로 축제 단위의 폭죽을 보지 못했는데, 오늘 두 눈으로 보고 좋은 기억을 남기면 좋겠다”고 기대했다.

강동해변 일대 상가 2주째 특수 화색

○…26일 불꽃축제가 열린 강동해안 일원 상권은 손님들로 문전성시를 이뤘다. 오전부터 강동해안 일원 곳곳에는 먹거리 장터뿐만 아니라 노점상들이 들어서기 시작했고, 불꽃축제와 드론쇼를 기다리던 관광객들은 허기진 배를 달래거나 주전부리를 찾아 먹거리 투어를 다니기도 했다. 특히 오션뷰를 자랑하는 가게의 창가는 빈자리가 나기 무섭게 다른 사람들이 차지했고, 바다가 잘 보이는 호텔 객실도 만실을 이뤘다. 앰버서더호텔 관계자는 “지난 19일, 24일에 이어 오늘도 오션뷰 객실은 모두 만실”이라며 “축제가 연기됐음에도 객실 예약을 취소하는 손님은 없었다”고 설명했다.

불꽃축제 담으려는 카메라맨 열기

○…불꽃축제를 앞두고 지역 사진 동호회와 협회 회원들이 속속 모여들면서 쉼터 앞 광장은 어느새 거대한 ‘촬영 무대’로 변했다. 이들은 오전 11시부터 몽돌쉼터 앞 광장을 중심으로 진을 치기 시작했다. 삼각대와 카메라 가방, 접이식 의자가 줄지어 놓이며 백사장 풍경은 마치 사진 전시회를 연상케 했다. 사진 동호인 이상훈씨는 “자연풍경을 찍으려면 그곳으로 가면 되지만, 이런 대규모 불꽃 축제는 지자체 단위에서 큰마음을 먹고 개최해야 하기에 전국에서 동호인들이 찾아올 수밖에 없다”며 “이런 대규모의 불꽃을 쏘아 올리는 축제는 한국에서 서울, 부산, 여수, 울산 등 4곳밖에 없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1000대 드론쇼에 시민들 환호성

○…오후 7시40분께 강동몽돌해변 하늘이 갑자기 환해졌다. 약 1000대 드론이 일사불란하게 떠올라 암각화와 고래, 염전과 투망낚시, 선박과 엔지니어를 그려내자 해변 곳곳에서 “와” 하는 환성이 터졌다. 드론쇼의 첫 장면은 반구대 암각화를 형상화한 거대한 그림이었다. 빼곡히 새겨진 수렵 장면이 LED 불빛으로 재현되자 관람객들은 감탄을 터뜨렸다. 이어 거대한 고래가 하늘을 헤엄치듯 나타났다. 아이들은 두 팔을 뻗어 “고래다!”를 외쳤고, 어른들도 스마트폰을 꺼내 연신 촬영 버튼을 눌렀다. 이후 장면은 울산의 생활사를 비추듯 전개됐다. 소금을 고르는 염전 작업 장면, 어부가 투망을 던지는 순간이 입체적으로 펼쳐지며 마치 하늘 위에서 살아 움직이는 듯한 느낌을 줬다.

1000여명 자원봉사자 안전 “이상무”

○…‘2025 울산불꽃축제’는 본사와 울산시, 북구청, 경찰, 소방서, 자원봉사단체 등에서 1000여명의 안전요원을 투입해 만일의 사고에 대비했다. 시민들은 안전요원의 지시에 따라 안전하게 거리를 유지하며 이동했고, 시민들은 타인에게 피해를 주지 않기 위해 저마다 조심했다. 지자체 공무원 A씨는 “오후부터 각 구역에서 시민들을 안내하고 있다”며 “시민들이 안전요원들의 안내에 잘 따라 주셔서 사고 피해가 한 건도 없다”고 안도했다.

인접도로 6시간 통제…큰 혼란 없어

○…이날 오후 4시부터 10시까지 6시간 동안 강동해안 인접도로 등이 통제됐다. 공영주차장은 물론이고, 갓길, 임시 주차장은 빈자리를 찾아볼 수 없을 정도로 불꽃축제에 대한 시민들의 관심도는 높았다. 많은 차량이 몰렸지만 경찰, 해병대 전우회 등 안전요원들의 안내 덕분에 교통혼잡은 없었다. 이모(30대)씨는 “여름에 왔던 강동은 곳곳에 주차할 곳이 충분했는데, 오늘은 빈자리를 찾아보기 어렵다”며 “어쩔 수 없이 강동중학교 인근의 빈자리에 주차하고 걸어왔다. 돌아갈 때는 차라리 충분히 즐기고 저녁 늦게 귀가할 것”이라고 말했다.

글=신동섭기자·사진=김동수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