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항 물동량 안정세 속 둔화 조짐
울산항의 올해 3분기 화물 물동량이 정유·석유화학 중심의 대형 화물선 입출항이 이어지며 비교적 안정세를 유지했다. 다만 9월 물동량은 추석이 있었던 전년 같은 달보다 줄어 단순한 달력 요인을 넘어 산업 전반의 출하 흐름이 둔화된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27일 해양수산부 PORT-MIS에 따르면, 올해 3분기(7~9월) 울산항을 이용한 전체 화물 물동량은 4970만7170t으로 집계됐다. 입항 물량은 2646만9908t, 출항 물량은 1742만9090t으로 외항 비중이 88%에 달했다.
품목별로는 정유 및 석유화학 부문이 전체의 절대적 비중을 차지했다.
세부적으로 석유 정제품 1746만765t(35.12%), 원유(원재유 포함) 1583만5859t(31.85%), 화학공업 생산품 522만6720t(10.52%) 등 에너지·화학류 물량이 전체의 80%를 넘었다. 차량 및 부품은 374만168t(7.52%), 철강 137만1986t(2.76%), 석유가스 및 기타가스 146만5766t(2.95%)으로 뒤를 이었다.
9월 한달간 처리량은 1575만3329t으로 전년 동월(1627만17t)보다 3.18% 감소했다.
지난해 9월에는 추석 연휴가 포함돼 항만 가동일수가 짧았던 점을 고려하면 올해 감소세는 단순한 통계 착시로 보기 어렵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오히려 휴일이 없었던 올해 9월에 물동량이 줄었다는 것은 미국의 강한 관세정책과 미·중간 통상 갈등 심화 등으로 인해 정유·화학·자동차 등 주력 산업의 출하 속도 자체가 둔화된 신호로 풀이된다.
지역 항만 관계자는 “근무일수가 더 많았는데도 물동량이 줄었다는 건 산업 경기의 체감 둔화를 보여주는 지표”라며 “다만 10월 들어 정제유 출하와 에너지 수입이 회복세를 보이고 있어 4분기 흐름을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올해 1월부터 9월까지 누적 처리량은 1억4865만8808t으로, 전년 동기(1억5021만721t)보다 1.03% 줄었다. 월평균 1651만t 수준이 유지될 경우 연간 1억9800만t 안팎이 예상돼, 목표인 2억t 달성은 ‘근접하지만 다소 어려운 수준’으로 전망된다.
한편 컨테이너 부문은 부진이 이어졌다. 3분기 처리량은 8만4171TEU(1TEU=6m 컨테이너 1개)로 전년 동기(9만7772TEU)보다 13.91% 감소했다. 9월 한달 처리량도 2만5173TEU로 전년 동월(2만8908TEU) 대비 12.92% 줄었다. 정유·화학제품과 완성차 수출 컨테이너 물량이 모두 감소하면서 울산항의 산업 편중 구조를 재차 드러낸 셈이다. 오상민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