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물꼬 튼 울산 도시철도 2호선, 균형발전의 기폭제 되길

2025-11-03     경상일보

울산 도시철도 2호선 건설사업이 정부의 예비타당성조사 대상사업으로 최종 선정됐다. 북울산역에서 진장유통단지를 지나 번영로를 따라 야음사거리까지 13.55㎞, 정거장 14곳을 잇는 노면전차(트램) 노선이다. 총사업비는 4400억원 규모로, 울산시는 2029년 착공, 2032년 개통을 추진한다.

1호선이 이미 기본계획을 마치고 착공을 앞둔 가운데 2호선까지 예타 대상에 포함되면서 울산의 도시철도망 구축은 본격적인 궤도에 올랐다. ‘도시철도 사각지대’로 불리던 울산이 균형 잡힌 교통도시로 전환할 실질적 기반을 마련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울산은 첫 예타 신청에서 ‘시급성 부족’ 평가로 고배를 마셨다. 그러나 노선을 재조정하고 수요예측을 보완해 재도전에 나섰고, 진장유통단지 등 경제활동 밀집 구간을 포함해 사업성을 높였다. 그 결과 예타 대상사업에 최종 포함되며 행정의 끈기와 시민의 기대가 결실을 보았다.

2호선은 북구의 주거단지, 중구의 역사·문화 중심, 남구의 상업지역을 남북으로 연결한다. 1호선이 동서축으로 계획된 만큼 두 노선이 완성되면 울산은 ‘십자형 도시철도망’을 갖추게 된다. 이는 간선은 철도, 지선은 버스로 연결되는 교통체계 혁신의 출발점이자, 통근·통학 이동 효율을 높이는 핵심 인프라다. 도심 교통 혼잡 완화, 대중교통 이용률 제고, 생활권 통합 등 여러 긍정적 효과가 예상된다.

경제적 파급력도 크다. 정거장 인근의 상권 활성화, 접근성 향상에 따른 주거 선호도 증대, 인구 유입 효과가 기대된다. 나아가 울산·양산·부산 광역철도와의 연계가 실현되면 울산은 동남권 교통 허브로 도약할 수 있다. 도시철도가 산업권과 생활권을 잇는 새로운 도시 축으로 자리 잡을 것이다.

다만 이제부터가 시작이다. 예타 과정에서 경제성 지표가 미흡하다는 평가를 받을 경우 사업 전체가 지연되거나 축소될 수 있다. 재원 확보, 토지 보상, 주민 의견 수렴 등 해결해야 할 과제도 많다. 총 4400억원이 투입되는 대형 공공투자인 만큼 경제성 논리뿐 아니라 정책성과 지역균형발전 효과를 종합적으로 제시해야 한다.

도시철도는 도시의 구조를 바꾸고 시민의 삶을 바꾸는 사회적 기반시설이다. 울산 도시철도 2호선이 예타를 통과해 계획대로 추진된다면, 울산은 산업 중심 도시를 넘어 교통이 편리하고 생활이 균형 잡힌 도시로 거듭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