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최미숙 작가 11번째 개인전 ‘In Between’, 따스한 색감이 불러내는 감정의 기억들
2025-11-03 권지혜 기자
3일까지 중구 문화의거리 갤러리 아리오소에서 열리는 최미숙 작가의 11번째 개인전 ‘In Between’에 시민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지난 1일 찾은 갤러리 아리오소. 기억에 대한 탐구를 바탕으로 삶을 바라보는 관점을 제시하는 작업을 따뜻한 색채와 이야기로 그려나가고 있는 최 작가의 작품 14점을 만날 수 있었다.
파스텔톤 등 따뜻한 색감은 동일했지만 몸 자체가 투명 인간처럼 비어있는 작품은 행복했던 기억을 재구성해 소재를 넣은 풍경화로 표현했던 그동안 여러 아트페어에서 봤던 작품과는 스타일이 달랐다.
최미숙 작가는 “인체를 그리지 않음으로써 비어있는 공간은 바로 기억”이라며 “몸이 있었던 공간만큼 부풀려져 있게 그리면서 기억이 가득찼다는 것을 역설적으로 표현하고자 했다”고 설명했다.
이번 개인전에서 선보인 작품들이 아트페어에서 선보인 작품들보다 먼저 시작했다는 점도 인상적이었다.
2008년작인 ‘flowing in the memory’는 비교적 최근 그린 작품들과 달리 팔과 다리가 존재했는데, 최근의 작품으로 완성되기까지 작가의 깊은 고민이 있었다는 것을 느낄 수 있는 대목이었다. 특히 대중성과 예술성 사이에서 기억이라는 이야기를 어떻게 관객들에게 전달할까라는 작가의 치열한 노력이 엿보였다.
몽글한 감성의 작품들은 시민들이 행복했던 기억을 회상하며 스스로를 위로할 수 있게 했다.
신가윤(26·중구)씨는 “얼마 전 열린 호텔아트쇼 인 울산(HAS)에서 최미숙 작가의 작품을 인상 깊게 봤었는데 이번에 개인전을 한다는 소식을 듣고 일부러 시간을 내서 작품을 보러왔다”며 “작품에 행복 외에 여러 감정의 기억들이 담겨있어 내 삶도 되돌아볼 수 있었다”고 소감을 밝혔다.
최미숙 작가는 “과거로부터 현재까지 우리의 기억은 지속적 흐름을 가지고 이어져 오기 때문에 몸이 달라졌다고 해도 동일한 존재다. 부재의 존재는 기억 안에서 영원히 실재하는 존재로 남아있는다”며 “시간과 기억이 담긴 작품을 통해 위로받는 시간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글·사진=권지혜기자 ji1498@ks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