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PEC, 韓 중심 글로벌 산업 협력의 장으로
2025-11-03 서정혜 기자
특히 AI 반도체를 중심으로 한 글로벌 협력이 핵심 의제로 부상하면서 반도체 강국인 한국이 혁신 생태계의 핵심 축으로 자리했다는 평가다.
지난달 28~31일 열린 APEC CEO 서밋에는 세계 AI 칩 시장을 주도하는 엔비디아의 젠슨 황 CEO와 맷 가먼 아마존웹서비스(AWS) CEO, 앤서니 쿡 마이크로소프트(MS) 부사장, 사이먼 칸 구글 APAC 부사장, 사이먼 밀너 메타 부사장 등 글로벌 빅테크 고위 임원들과 각국 정상이 참석했다.
국내에서는 최태원 대한상공회의소 회장 겸 SK그룹 회장,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정의선 현대자동차 회장, 구광모 LG 회장 등 4대 그룹 총수를 비롯해 대기업 경영진이 대거 경주를 찾았다. 금융, 에너지, 문화 등 다양한 세션 중에서도 단연 관심은 반도체·클라우드·로보틱스를 중심으로 한 AI 관련 논의에 집중됐다.
글로벌 빅테크들의 한국 내 투자와 협력 계획도 잇따랐다. AWS의 가먼 CEO는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허태수 GS그룹 회장, 조주완 LG전자 CEO, 홍범식 LG유플러스 대표 등과 만나 AI 혁신 방향과 클라우드 활용 방안을 논의했다. 업스테이지, 판다, 트웰브랩스, 퓨리오사 등 스타트업과도 연달아 라운드테이블을 열어 협력 가능성을 타진했다.
가먼 CEO는 대통령 접견에서 2031년까지 인천·경기 일대에 신규 AI 데이터센터 구축 등 총 50억달러 이상의 투자할 계획이라고도 밝혔다.
AWS는 이미 SK그룹과 손잡고 7조원을 투자해 울산에 2027년 완공을 목표로 하이퍼스케일급 AI 데이터센터를 건립 중이다.
각국 간 외교 협력도 서밋의 테두리 안에서 활발히 전개됐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지난달 29일 미국과 AI 산업 가속화 및 차세대 통신, 바이오, 양자, 우주 등 핵심기술 협력을 강화하는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같은 날 열린 비즈니스 라운드테이블에는 양국 정부 고위 인사와 기업인이 참석한 협력과 우호를 다졌다.
특히 젠슨 황 CEO는 서밋 마지막 날 열린 특별 세션에서 삼성전자, 현대차그룹, SK, 네이버 등을 비롯해 산학연을 아우르는 초대형 협력 계획을 발표했다.
엔비디아는 정부와 삼성전자·SK그룹·현대차그룹·네이버클라우드에 최대 14조원에 달하는 26만장의 그래픽처리장치(GPU)를 공급하기로 했다.
한국은 이 GPU를 기반으로 AI 인프라를 구축해 자동차·제조·반도체·통신 등 주요 산업의 디지털 전환을 가속할 전망이다.
현대차와는 AI 팩토리 도입으로 자율주행차, 스마트 팩토리, 로보틱스 분야 혁신을 위한 협력에 나선다.
LG그룹과는 로보틱스·의료 분야에서 협력하고 삼성전자,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 연세대학교 등과 AI 내장 6G 무선망 및 무선접속망(RAN) 개발에도 나선다.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KISTI)과는 양자컴퓨팅 연구센터를 설립해 국가 슈퍼컴퓨터 ‘한강’을 기반으로 하이브리드 양자컴퓨팅 연구를 추진하기로 했다. 서정혜기자 sjh3783@ks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