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중 경주에서 정상회담, 경제 연결고리로 호혜적 관계 복원 첫발
2025-11-03 김두수 기자
2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에 따르면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를 계기로 지난 1일 경주에서 열린 양국 정상회담에서 이러한 방향이 설정됐다. 이에 따라 미중 대결 구도 아래 피할 수 없는 미국과의 ‘안보동맹’ 강화 기조 속에서도 ‘민생·경제’를 연결 고리 삼아 중국과의 관계를 호혜적 구조로 다시 설계하겠다는 의지가 확인된 셈이다.
시 주석 최근 한국의 핵추진 잠수함 건조 추진 등 ‘불편한’ 이슈가 불거졌음에도 우호적인 스탠스를 유지하는 등 한국 새 정부와의 관계 재정립 가능성을 탐색하는 모양새다.
위성락 국가안보실장은 이날 정상회담이 끝나고 현지에서 가진 브리핑에서 “한중 관계를 전면 복원했다”는 말로 회담 성과에 대한 자신감을 대변했다.
동시에 위 실장은 △한중 고위급 정례소통 채널 가동 △수평적 협력에 기초한 호혜적 협력 추진 △70조원 규모 통화 스와프 계약 및 6건의 협력 MOU 체결 등을 세부적인 성과로 꼽았다.
위 실장에 따르면 경제 분야를 중심으로 관계를 좁혀가자는 공감대가 정상 사이에서 형성됐고, 이를 발판 삼아 구체적인 ‘협력 진전’이 이뤄졌다는 것이다.
특히 이 대통령은 최근 한미 정상회담에서 핵추진 잠수함 필요성을 언급하는 과정에서 ‘중국 쪽 잠수함’을 언급해 중국의 반발도 예상됐지만 아직 뚜렷한 파열음은 감지되지 않고 있다.
양국이 이처럼 우호적 분위기 속에서 관계 발전에 뜻을 모은 것은 한국은 물론 중국으로서도 경제·정치적 측면에서 양국 간 전략적 소통과 협력의 필요성을 강하게 인식하고 있음을 방증한다는 분석이 나온다.
한편, 한국과 중국은 이날 정상회담을 계기로 경제·문화·범죄 대응 등 분야에서 여러 건의 양해각서(MOU)를 맺고 협력 강화에 합의했다. 대통령실은 “양 정상 간 회담에서 논의된 민생분야 실질 협력 구상을 구체화하기 위한 것”이라고 전했다.
이날 양국 중앙은행 간 5년 만기 70조원(4000억위안) 규모의 ‘원-위안 통화스와프 계약서’가 체결됐다.
양국은 이와 함께 한중 FTA(자유무역협정) 서비스·투자 협상의 실질적 진전을 통한 양국 간 경제 협력의 제도적 기반 마련을 뒷받침하는 ‘서비스무역 교류·협력 강화에 관한 MOU’도 맺었다.
양국 국민의 민생에 실질적으로 기여하는 미래지향적 협력을 추진해 나가기 위한 ‘실버산업’ 및 ‘혁신창업’ 분야의 협력에 관한 각각의 MOU와 한국 농산물의 중국 수출을 원활히 하는 ‘중국 수출 식물검역요건 MOU’도 체결됐다.
양국 경찰 당국이 초국가 스캠 범죄에 공동 대응하기 위한 ‘보이스피싱·온라인 사기 범죄 대응 공조 MOU’도 합의됐다.
한편, 이 대통령과 시 중국 국가주석의 첫 정상회담에 앞서 열린 공식 환영식부터 전통 복장을 한 취타대가 등장, ‘신라의 천년 고도’ 경주의 매력을 마음껏 뽐냈다. 두 정상 모두 푸른색 계열의 정장과 타이를 착용해 눈길을 끌었다. 김두수기자 dusoo@ks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