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안전한 산행을 위해 우리 모두 실천합시다
11월까지는 단풍 절정기로, 전국 산에는 형형색색의 단풍을 즐기려는 등산객들로 북적인다. 그러나 즐거운 산행 분위기 속에서도 매년 크고 작은 산악사고가 끊이지 않는다.
소방청 통계에 따르면 최근 5년 간(2020년~2024년) 전국에서 발생한 산악사고는 5만5767건으로, 연평균 1만1000여건의 산악 구조 출동이 있었다. 이는 2010년대 연평균 9000여건 수준과 비교하면 꾸준히 증가한 수치다. 특히 10~11월 가을철에 사고가 집중되는 경향을 보인다.
이에 가을철 안전 산행을 위해선 안전 수칙 다섯 가지를 명심해야 한다.
첫째, 산행전 기초 정보 확인하기. 산을 오르기 전 오를 산에 대한 정보에 대해서 자세히 확인해야 한다. 산의 높이와 거리를 확인하고 산을 오르고 내리는 총소요 시간은 얼마인지, 기온, 일몰 시간 등 기상정보에 따른 보온 대책을 세워야 한다. 산에서는 일몰 시간이 더욱 빨라 오후에는 늦지 않게 하산해야 한다. 둘째, 체력에 맞는 코스 선택과 산행 중 적절한 휴식 필요. 자신뿐만 아니라 함께 산행하는 일행의 체력에 알맞은 등산코스를 선택해야 한다. 무리한 일정은 탈진이나 부상으로 이어질 수 있으므로, 산행 중 적절히 휴식하며 간식과 물을 충분히 섭취해야 한다. 산행 중 자신 또는 일행의 컨디션 악화 등 특이 사항이 발생하면 지체 없이 하산해야 한다. 셋째, 등산로 이탈 금지 산행시에는 반드시 지정된 등산로를 이용해야 한다. 공식 등산로는 정비가 잘 되어 낙상이나 추락 위험이 적지만, 정비되지 않은 길은 발 디딜 곳이 부족하거나 쌓인 낙엽에 의해 미끄러져 사고가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 특히 버섯이나 약초, 수실류 등 임산물을 불법 채취하기 위해 등산로를 이탈하는 행위는 대형 사고로 이어질 수 있으므로 절대 삼가야 한다. 넷째, 위급 상황 발생 시 지체 없는 119신고 필요. 조난이나 부상을 당했을 때는 무리하게 이동하지 말고, 안전한 장소에서 대기하며 즉시 119에 신고해야 한다. 주변에 설치된 산악위치표지판의 국가지점번호를 활용해 자신의 위치를 정확히 알리고, 인근에 간이구조구급함이 있다면 119의 안내에 따라 응급처치를 시행해야 한다. 다섯째, 산불 예방 수칙 준수. 가을 산에는 낙엽과 마른풀 등 가연물이 많아 작은 불씨도 대형 산불로 번질 수 있다. 내년 2월1일부터 시행되는 ‘산림재난방지법’ 개정안에 따르면 산불예방 기간에 화기나 인화성 물질을 지닌 채 산림에 들어가는 행위 자체만으로도 과태료가 부과된다. 산불 예방은 작은 실천에서 시작된다는 점을 꼭 기억해야 한다.
게다가 최근 발생하는 산불은 점차 빈번해질 뿐만 아니라 대형화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산불의 주요 원인은 산림 인접 지역의 불법 소각, 입산자의 부주의, 담뱃불, 화기 사용 등 사람의 부주의로 인한 실화가 대부분을 차지한다. 건조한 날씨와 강풍이 겹치면 불씨 하나가 순식간에 큰불로 번지며, 산림뿐 아니라 인근 주택과 인명 피해로 이어질 수 있다.
실제 올해 3월에는 청도와 산청, 의성, 울주 등 전국 여러 지역에서 동시에 발생한 대형 산불이 강풍을 타고 수십 킬로미터 떨어진 곳까지 불씨가 옮겨붙는 ‘비화(飛火) 현상’으로 확산해 막대한 피해를 초래했다. 이처럼 한순간의 부주의가 지역사회 전체의 재난으로 번질 수 있다는 점을 잊지 말아야 한다.
올해 산림청은 10월20일부터 12월15일까지를 ‘가을철 산불조심기간’으로 지정했다. 이 시기에는 낙엽과 마른 풀 등 가연물이 많아 작은 불씨도 대형 산불의 원인이 될 수 있다. 산행 시에는 라이터나 버너 등 인화성 물질을 휴대하지 않고, 절대로 흡연을 해서는 안 된다.
또 산행 중 산림 내에서 불법 취사나 소각 행위를 목격할 경우 즉시 119나 112에 신고해야 한다. 작은 관심과 신고 하나가 소중한 산림을 지키는 출발점이 된다.
우리의 아름다운 산은 단풍만큼이나 귀중한 생태 자산이지만, 한순간의 방심과 부주의가 대형의 산불로 이어져 수십년을 걸쳐 자란 우리 숲을 잿더미로 만들 수 있고, 나와 소중한 가족이 위험에 처할 수 있다. 아름다운 단풍과 함께하는 가을 산행이 진정한 힐링이 되기 위해서는 안전이 최우선이다. 모든 등산객이 다섯 가지 안전수칙을 실천해 올가을에도 사고 없는 건강한 산행이 되길 바란다.
조강식 남울주소방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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