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R코드로 강동사랑길 더 알차게 즐겨요”

2025-11-04     김은정 기자
울산 북구가 강동사랑길 전 구간에 QR코드 안내판을 설치한다. 기존 자원봉사 해설 중심의 ‘강동사랑길 자원봉사자 해설’ 사업이 사실상 유명무실해지면서, 관광객 누구나 손쉽게 코스별 이야기를 접할 수 있도록 접근성을 높이기 위한 조치다.

북구는 지난달 27일부터 오는 28일까지 강동사랑길 7개 코스(1~7구간)에 QR 표지를 제작·설치하고 있다고 3일 밝혔다. 새 표지에는 테마별 해설 영상이 담긴 QR코드가 포함돼 방문객들은 스마트폰으로 코스별 스토리와 관광지 정보를 영상으로 확인할 수 있다.

강동사랑길은 믿음·윤회·연인·부부·배움·사색·소망 등 7개 주제를 중심으로 구성됐다. 각 코스에는 지역 설화와 풍광, 역사 이야기가 담긴 ‘이야기 따라 걷는 길’로 조성됐다. 그러나 조성 이후 안내체계 관리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아 일부 표지판이 훼손되거나 사라지는 등 방문객들이 길을 찾기 어려운 문제가 반복됐다.

실제로 강동사랑길 곳곳에서는 코스 초입 표지판이 풀숲에 묻혀 있거나, 안내판 글씨가 바래 알아보기 힘든 경우가 적지 않았다. 내비게이션에는 코스가 표시되지만 현장 표식이 없어 발길을 되돌리는 관광객도 많았다. 이에 관광객들은 “강동사랑길이라는 게 있다 해도 막상 와보면 어디로 가야 하는지 몰라 헷갈린다”고 불편을 토로했다.

북구는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고자 지난 2014년부터 스토리텔링 자원봉사 해설 프로그램을 운영했다. 주민들이 직접 사랑길 전설과 이야기를 들려주는 방식이지만, 대부분 생업이 있는 자원봉사자들의 일정 제약으로, 최소 일주일 전 예약과 시간 조율이 필요했다. 또 신청 최소 인원도 5명으로 제한됐다. 이에 즉흥적으로 방문하는 관광객들은 해설 프로그램을 이용하기 어려웠다.

이로 인해 매년 저조한 이용률 문제가 지속 제기됐다. 북구가 해설 강사 재교육을 통한 활성화를 시도했지만, 지난해 신청 건수는 2건, 올해는 0건으로 유명무실한 상태다.

결국 북구는 운영 효율성을 높이고 이용자 접근성을 넓히기 위해 QR코드 안내판을 새로 제작해 기존 해설 시스템을 보완하기로 했다. 기존 자원봉사 해설 제도는 유지하되, 예약 없이도 관광객이 사랑길을 즐길 수 있는 대안을 마련한 것이다.

북구 관계자는 “11월 중순까지 주요 구간 정비를 마치고 QR코드 표지 설치를 완료할 계획”이라며 “강동사랑길이 다시 지역을 대표하는 힐링 관광코스로 자리 잡을 수 있도록 콘텐츠를 지속적으로 보강하겠다”고 밝혔다.

글·사진=김은정기자 k2129173@ks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