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 ‘AI선박·제조업’ 내년예산 선점 힘쓴다

2025-11-05     석현주 기자
이재명 대통령이 4일 국회 시정연설에서 “2026년 예산안은 인공지능 시대를 여는 대한민국의 첫번째 예산”이라고 밝히면서 내년도 AI 신규 사업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울산시도 정부의 전략 기조에 발맞춰 AI 관련 신규 사업을 대폭 확대하며 국가 차원의 핵심 인프라 유치전에 본격 돌입했다. 산업수도로서의 제조업 기반과 풍부한 데이터 역량을 앞세워 울산이 대한민국 AI 거점 도시로 부상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시는 지난 3일 울산국회의원협의회 예산정책협의회에 이어 4일 경남도청에서 열린 ‘국민의힘-부울경 지역민생 예산정책협의회’에서도 ‘인공지능(AI) 선박 특화 기반 및 애플리케이션 개발·실증 사업’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AI 선박 특화 플랫폼 및 애플리케이션 개발’ 사업은 소프트웨어 기반으로 움직이는 선박을 구현하기 위한 핵심 기반 구축 사업이다. 자동차 분야에서 이미 보편화된 SW-Defined Vehicle(SDV) 모델을 선박 분야로 확장하는 것으로, 국회 증액 대상 사업에 포함됐다.

현재 선박은 항해·기관 제어·운항 관리 등 주요 기능이 기계 중심으로 운영되며 선박 생애주기가 길어 소프트웨어 전환이 쉽지 않다. 그러나 OTA(Over-the-Air) 업데이트와 AI 기반 통합 제어 기술이 도입되면서 선박도 ‘Software-Defined Ship(SDS)’ 시대로 빠르게 전환되고 있다.

시는 이 같은 변화에 대응해 선박용 AI 애플리케이션 개발과 소프트웨어 중심 선박 연구를 추진한다. 또 육상에서 선박을 원격 제어·운항할 수 있는 통합운항센터 구축도 병행한다. 첫 단계에서는 태화호 등 공공용 선박에 시스템을 적용해 실증하고, 이후 표준화·사업화로 이어가는 전략을 마련했다.

이와 함께 시는 주력 제조업의 AI 전환을 위한 ‘AX 제조혁신 실증단지’ 구축도 내년부터 본격 추진한다. 기존 석유화학 공정에 AI를 적용해 생산효율과 운영안정성을 높이는 실증 중심 사업이다.

아울러 내년도 국가예산안에 반영된 ‘지역특화 제조데이터 활성화 사업’도 추진한다. 지역 중소 제조기업의 현장에서 생성되는 데이터를 수집·분석해 맞춤형 AI 모델을 개발·보급하는 사업으로, 제조현장의 효율성·경쟁력을 동시에 높일 것으로 기대된다.

시는 조선산업에 특화된 ‘AI 자율제조 검증센터’ 구축에도 나선다. 설계→생산→유통→판매의 제조 전 과정을 AI 기반 로봇이 최소한의 인간 개입으로 수행하는 미래형 생산체계를 구현·검증하는 인프라로, 울산의 주력산업 구조 고도화에 핵심 역할을 할 전망이다. 석현주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