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울산, 이차전지 상용화 지원센터…인프라 확충 전환점 돼야
울산에 차세대 이차전지 전주기 실증이 가능한 ‘차세대 이차전지 상용화 지원센터’가 문을 열었다. 소재 개발부터 제조·분석·평가까지 한곳에서 가능한 국내 최초 통합형 전주기 실증 인프라라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 이번 센터는 차세대 전지 연구개발(R&D)과 상용화 간 격차를 줄이고, 울산을 이차전지 산업 허브로 도약시키는 전환점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이 울산테크노산업단지에 구축한 이 센터는 국내 공공기관 중 최대 규모의 건조실을 갖췄으며, 전고체전지, 리튬황전지, 리튬금속전지 등 차세대 전지 연구 인프라를 제공한다. 기업이 신소재를 개발하면 즉시 파일럿 제조와 성능 평가를 통해 상용 가능성을 검증할 수 있어, 기술 상용화 기간을 단축하고 연구비를 절감할 수 있다. 특히 중소·중견 기업들에게 실질적 도움이 될 전망이다.
울산은 2023년 국가첨단전략산업 ‘이차전지 특화단지’로 지정된 이후, 현대차·삼성SDI·고려아연 등 13개 선도기업을 중심으로 2030년까지 8조원 이상을 투자할 계획이다. 하지만 핵심 기반시설은 여전히 부족하다. 민간 투자와 공공 연구 기반 간 격차가 크고, 시험·인증기관 부재로 기업들은 타 지역에 의존할 수밖에 없으며, 기술 검증 지연과 비용 부담이 발생하고 있다.
이번 상용화 지원센터 개소는 이러한 공백을 메우는 출발점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더불어 울산시가 2028년 완공을 목표로 추진 중인 ‘첨단이차전지 통합지원센터’와 연계해, 연구개발·테스트베드·기업 지원·인력 양성을 아우르는 산·학·연·관 협력 플랫폼으로 발전해 나가야 한다.
울산이 진정한 이차전지 특화도시로 성장하려면 민간 투자 유치와 공공 인프라 확충 속도를 높여야 한다. 청주는 90개 기업을 중심으로 탄탄한 산업 생태계를 구축, 국내 생산과 수출 1위를 기록하며 ‘이차전지 특별시’로 자리 잡았다. 배터리산업지원센터, 제조검증지원센터 등 10여개 연구·지원 시설을 단계적으로 구축하는 청주의 사례는 울산에도 시사점을 제공한다.
울산시는 2030년까지 이차전지 생산액 62조원, 수출액 114억달러를 달성해 자동차 석유화학 조선에 이어 제4의 주력산업으로 키울 계획이다. 이를 실현하기 위해서는 전주기 지원망 구축, 첨단 기술력 확보, 인력 양성, 협력 플랫폼 운영 등의 실행전략이 실질적 성과로 이어져야 한다. 이번 상용화 지원센터를 계기로 울산시와 기업이 힘을 모아 공공·민간 인프라를 더 확충해 이차전지 산업 생태계의 뼈대를 단단히 다져나가야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