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화강 유블레스 공사비 분쟁 장기화…내홍으로 확산
울산 중구 우정동 태화강유블레스센트럴파크를 둘러싼 공사비 분쟁이 장기화되면서 지역주택조합 내부 갈등으로 번지고 있다. 일부 조합원들이 비상대책위원회를 꾸려 조합장을 배임 혐의로 고발했고, 조합장은 의혹을 전면 부인하며 법적 대응을 예고했다.
5일 (가칭)우정리버힐스지역주택조합 비상대책위원회는 중구청 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조합장 A씨가 본인 자택을 주소지로 한 회사를 설립해 조합과 9억원대 행정용역 계약을 체결했다”며 “이를 배임 행위로 간주해 중부경찰서에 고소장을 접수했고, 현재 수사가 진행 중이다. 조합장과 임원진 전원은 즉각 사퇴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A씨는 모든 의혹을 부인했다.
그는 “용역 계약은 총회 의결을 거친 적법한 절차에 따른 것이며 법적으로 아무런 문제가 없다”며 “조합장으로서 1300억원대 조합 채무를 개인 연대보증하며 사업을 이끌어왔다. 조합장이 바뀌면 남은 320억원대의 연대보증도 함께 승계돼야 하는데, 비대위 측은 이에 대한 책임은 지지 않은 채 사퇴만 요구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이어 “경찰 조사에도 성실히 임할 것이며, 수사 결과에 따라 책임질 부분이 있다면 따르겠다”며 “비대위의 허위사실 유포와 명예훼손에 대해서는 법적 대응을 검토 중”이라고 덧붙였다.
중구 우정동 187-5 일원에 위치한 태화강유블레스센트럴파크는 지하 6층~지상 49층 규모의 고층 아파트로, 전체 312가구 가운데 176가구가 조합원 물량이다.
앞서 시공사와 조합의 사업비 분담 갈등으로 준공 일정이 지난해 8월에서 11월, 다시 올해 3월로 연기됐다가 지난 9월에서야 준공 승인을 받았다.
시공사 측은 미지급 공사비 정산이 이뤄지지 않았다며 용역 인력을 동원, 일반 분양자만 입주를 허용하고 조합원들의 출입을 제지하는 등 물리적 충돌(본보 9월30일자 6면)이 발생하기도 했다.
현재 시공사는 3차 추가분담금을 납부한 조합원부터 입주를 허용하고 있다. 지금까지 약 10가구가 입주를 마쳤으며, 10여가구가 추가 입주를 앞두고 있다.
이에 대해 중구는 “배임이나 횡령 등 의혹은 수사기관의 조사가 필요한 사안”이라며 “지역주택조합 사업은 민간 자율성이 큰 구조로, 조합이 사업시행 주체로서 책임과 권한을 가지는 사업이기 때문에 행정이 직접 개입할 수는 없다”고 밝혔다.
주하연기자 joohy@ks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