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배움에는 끝이 없다
문해력은 글을 따라 삶의 길을 밝혀주는 등불과 같다. 글자를 읽고 이해할 수 있다는 것은 단순히 정보를 아는 차원을 넘어, 세상을 새롭게 바라보고 자신을 표현할 수 있는 힘을 갖는 일이다. 글을 알게 된 순간, 세상은 낯설고 두렵던 풍경에서 친근한 이야기로 변하고, 불편했던 길은 환히 열린 길로 바뀐다.
그래서 문해력은 단순한 능력이 아니라 삶을 바꾸는 희망의 빛이라고 할 수 있다.
울산은 이러한 문해력의 가치를 누구보다 깊이 이해하며, 평생학습과 성인 문해교육을 선도해 왔다. 글을 모른다는 이유로 사회와 단절되었던 어르신들이 배움을 통해 세상과 소통하고 자존감을 되찾는 모습을 볼 때, 우리는 ‘글을 알면 세상이 달라진다’라는 진실을 다시금 확인하게 된다. 울산 곳곳에는 평생학습관과 평생교육진흥원 등 시민들이 배우고 성장할 수 있는 공간이 마련되어 있다. 특히 성인 문해교육은 그중에서도 가장 기본적이고도 중요한 과정이다.
이름 한 글자를 쓰는 기쁨, 버스 행선지를 스스로 읽어내는 뿌듯함, 마트 영수증이나 병원 안내문을 이해하는 소소한 성취는 단순한 기술이 아니라 삶의 지평을 넓히는 힘이다. 그래서 성인 학습자들은 “글을 배우기 전에는 어두운 동굴 속에 갇힌 것 같았는데, 글을 배우고 나니 환한 신세계를 만난 것 같다”라고 말한다. 이는 글을 통한 배움이 곧 새로운 세상의 문을 여는 열쇠임을 잘 보여준다.
울산의 문해교육은 기초에서 고급까지 단계적으로 체계화되어 있다. 기초 과정에서는 한글 자모를 익히고, 자기 이름을 쓰며, 숫자를 읽는 일상적 기초를 다진다. 초급 과정에서는 간단한 문장을 읽고 쓰며, 마트 영수증이나 버스 노선표 같은 생활 속 글자를 이해한다. 중급 과정에서는 신문 기사나 편지를 통해 보다 폭넓은 세상을 접하고, 고급 과정에서는 독서와 토론, 글쓰기로 문화 향유와 사회 참여까지 나아간다. 이러한 체계적 배움의 기회는 울산 시민들에게 넓은 세상을 열어주었다.
실제로 2024년 울산의 평생학습 참여율은 40.6%로 전국 1위를 기록했다. 이는 전국 평균보다 7.5% 높은 수치로, 울산 시민들의 열정과 지역사회의 꾸준한 노력 덕분이다. 울산평생교육진흥원과 각 구·군 평생학습관은 지역의 특성에 맞는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해 학습의 문턱을 낮추고, 누구나 쉽게 참여할 수 있는 열린 배움터를 만들어왔다.
그러나 아직도 배움의 문턱을 넘지 못하는 분들이 많다. 나이가 많아 배우기를 주저하거나, 경제적·사회적 여건 때문에 참여하지 못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 그렇기에 문해교육은 더 가까이, 더 친근하게 다가가야 한다. 생활권 가까이에서 누구나 환영받을 수 있는 학습공간이야말로 울산이 지향해야 할 평생학습의 모습이다.
배움은 어린이들만의 특권이 아니다. 나이와 상관없이 누구에게나 주어진 권리이자 기회이다.
이육사 시인은 “나라를 되찾을 힘은 교육에서 나온다”라고 강조했다. 교육은 개인의 삶을 바꾸는 동시에 공동체의 미래를 열어가는 힘이다. 글을 배우는 순간, 한 개인은 세상과 연결되고, 그 연결이 모여 사회 전체를 더 따뜻하고 단단하게 만든다.
울산은 이러한 배움의 가치를 시민과 함께 나누기 위해 매년 ‘울산평생학습박람회’를 개최한다. 학습 성과를 공유하고 시민들이 배움의 즐거움을 직접 체험할 수 있는 이 자리에는 문해 학습자들의 시화전, 성인 학습자들의 무대 발표 등 다채로운 프로그램이 마련되어 배움이 삶을 얼마나 풍요롭게 하는지 생생히 보여준다.
울산을 평생교육이 강한 도시로 만들겠다고 약속한 김두겸 시장은 기회 있을 때마다 배움에는 끝이 없다는 ‘학무지경(學無止境)’을 거듭 강조하고 있다.
울산이 전국에서 가장 높은 평생학습 참여율을 기록한 것은 결코 우연이 아니다. 배움의 가치에 공감하는 시민들, 그리고 이를 뒷받침하는 지역사회의 헌신이 함께한 결과이다. 앞으로도 우리시는 평생학습과 성인 문해교육을 선도하며, 모든 시민이 글과 배움으로 더 큰 세상을 누릴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다.
김종대 울산시 대외협력비서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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