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실의 계절, 울산지역 작가 신간 봇물
깊어가는 가을을 맞아 울산에서 활동하는 시인과 동화작가, 과학작가 등의 신간 출간이 봇물을 이루고 있다.
김뱅상 3년만의 세번째 시집
내면의 언어화 한계를 표현
◇김뱅상, 시집 ‘냉장고에서 비키니를 꺼냈다’
김뱅상 시인이 3년만에 세 번째 시집 <냉장고에서 비키니를 꺼냈다>(한국문연·144쪽)를 펴냈다.
시집은 현대시의 독특한 시각과 존재론적 침묵을 담고 있다. 김 시인은 일상적 사물(냉장고)과 비일상적 사물(비키니)의 대비를 통해, 존재의 고독과 슬픔, 자기 내면의 언어화 한계를 시적으로 표현한다.
자못 서늘하게 느껴질 수 있는 시적 화자의 태도와 무수히 출몰하는 도형과 선들, 그로 인해 새롭게 구획화되는 시적 풍경들과 그 속에서 출현하는 단색들이 이색적이다.
임지훈 문학평론가는 “새롭게 구획화된 구도와 색채 속에서 더욱 강한 빛을 발하고야 마는 존재의 고독, 때로는 쏟아지고 기울어지며 새롭게 그어진 선에 따라 직조되는 이 슬픔의 문제 또한 독자들이 오래도록 고민하며 곱씹어 보아야 할 요소”라고 평했다.
김뱅상 시인은 2017년 계간 시 전문지 ‘사이펀’으로 등단했고, 울산문인협회, 시목문학회에서 활동 중이다.
‘안데르센상’ 박해경 동시집
5부에 걸쳐 57편의 시 소개
◇박해경, 동시집 ‘내이름은 기다려’ 펴내
박해경 시인이 동시집 <내이름은 기다려>(초록달팽이·108쪽)를 출간했다.
시집은 1부 훌라후프 돌리는 엄마, 2부 시간을 만드는 시계공장, 3부 관심 꺼주세요, 4부 어떻게 그럴 수 있어, 5부 내 이름은 기다려 등으로 나눠 총 57편의 시가 실렸다.
박 시인은 “아이들 말에 귀 기울이며 세상을 이해하고 싶었지만, 동시를 쓰면서 위로를 전하려던 나는 오히려 위로를 받고 있었다는 것을 깨달았다”며 “이 책에 실린 동시들이 아이들과 어른들에게 작지만 따뜻한 쉼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박해경 시인은 2014년 ‘아동 문예’ 동시 신인문학상을 받았다. 동시집으로는 ‘딱! 걸렸어’ ‘두레 밥상 내 얼굴’ ‘하늘만침 땅만침’ ‘우끼가 배꼽 빠질라’가 있다. 황순원 디카시 공모전 대상과 울산 아동문학상, 한국안데르센상(동시 부문)을 수상했다.
최봄 작가 6편의 단편동화
진짜 용기·따뜻한 마음 담아
◇최봄, 동화 ‘위풍당당 헌책방’ 출간
최봄 동화작가가 창작동화 <위풍당당 헌책방>(산지니·96쪽)을 발간했다.
<위풍당당 헌책방>은 울산 신선산 호수공원과 숲속 책방 등 작가의 일상에서 얻은 영감을 바탕으로 여섯 편의 단편 동화를 엮은 책이다. 가족에게 버림받은 새, 건물에서 내쫓긴 책방 할아버지, 길고양이에게 꽃밭을 빼앗긴 새앙쥐, 방귀쟁이 두더지 등 주인공은 저마다의 어려움을 안고 있다. 하지만 한 스푼의 용기로 내딛는 걸음은 새로운 길을 열어주고, 어려움을 외면하지 않는 도움의 손길은 결국 어려움도 극복하게 한다.
작가는 작고 연약한 존재들의 눈으로 세상을 비추며 ‘진짜 용기’와 ‘따뜻한 마음’이 무엇인지를 섬세하게 그려낸다.
경남 마산에서 태어난 최봄 작가는 2006년 동화·2018년 동시로 등단했다. 울산양정작은도서관 달팽이, 울주선바위도서관 상주작가로 활동했다.
과학작가 이상현이 소개하는
에너지로 연결된 세상 이야기
◇이상현, ‘에너지의 이름들’ 발간
한국석유공사 글로벌기술센터에서 근무하고 있는 에너지 분야 과학작가인 이상현 작가가 <에너지의 이름들>(이케이북·240쪽)을 선보였다.
<에너지의 이름들>은 에너지 전환 시대를 살아가는 현대인에게 인류를 움직이는 동력원의 본질과 부싯돌에서 그린수소로 이어온 에너지의 서사를 소개하는 책이다. △한눈에 보는 에너지 분류표와 탄소중립 기술 △첫 번째 이야기: 자연에서 시작된 에너지 세계 △두 번째 이야기: 우리의 오랜 친구 천연자원 △세 번째 이야기: 신비로운 신재생에너지 △네 번째 이야기: 미래를 준비하는 에너지 △다섯 번째 이야기: 지구가 웃는 에너지 습관으로 구성돼 돼 에너지로 연결된 세상을 읽을 수 있는 길잡이 역할을 한다.
또 책은 현재와 미래 에너지 소비자인 청소년이 꼭 한 번은 읽어 볼 과학과 에너지 이야기를 담고 있다.
차형석기자 stevecha@ks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