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2026년 울산예산의 두 축 ‘건전재정’과 ‘미래산업’

2025-11-12     경상일보

울산시의 2026년 본예산안이 5조6446억원으로 편성됐다. 올해보다 살림살이가 9.5% 늘어난 규모다. 국고보조금과 보통교부세 등 국비 지원 확대와 지방세 수입 여건 개선이 반영된 결과다. 내년 예산안은 민선 8기에서 추진해온 건전 재정 기조를 유지하면서도, 시민이 체감할 수 있는 변화를 이끌어내는 데 방점을 찍었다. 동시에 AI 산업 육성과 정원 조성 사업을 중심으로 울산의 미래를 준비하는 전략적 배치가 돋보인다. ‘빚은 갚고, 곳간은 채우며, 행복은 키우겠다’는 김두겸 시장의 의지가 예산안 곳곳에 스며 있다.

우선 광역시의 부족한 도시 기반 조성에 6032억원을 투입해 시민 삶의 연결성과 편리성을 높인다. 울산도시철도 1호선, 북울산역 광역전철, 태화강~장생포 수소트램 등 교통 인프라를 강화한다. 도시숲 조성, 생태축 복원, 문화광장 조성 등 환경·녹지 분야에도 많은 예산을 배정해 ‘숨 쉬는 도시, 즐기고 싶은 울산’을 구현한다. 특히 2028 울산정원박람회는 준비단계를 넘어 시설물 조성 단계로 전환하며, 성공 개최를 향한 본격적 준비에 나선다.

주목할 점은 ‘경제·미래·신산업 분야’에 4146억원을 집중 투자한다는 사실이다. 주력 산업 고도화와 인공지능(AI) 등 신산업 육성을 통해 지역 경제의 체질을 근본적으로 바꾸겠다는 의지가 담겼다. 체질 변화의 중심에는 ‘AI 수도 울산’이라는 비전이 자리한다. 울산시는 AI 산업 생태계 조성, 전문 인재 양성, AI 기반 제조기술 개발 등 다양한 사업을 추진한다. 전통 주력산업에 AI 기술을 접목해 새로운 경쟁력을 확보하고, 산업 혁신과 지속 가능한 성장을 견인하겠다는 전략적 의도가 읽힌다.

복지·민생 분야에는 역대 최대 규모인 1조7000억원을 배정했다. 노인 교통요금 무료화, 청년주택 공급, 아이 돌봄센터 운영 등 세대별 촘촘한 돌봄 체계를 강화해 시민이 체감하는 행복으로 연결하겠다는 목표다. 문화·관광 분야 역시 프로야구단 창단, 문수야구장 리모델링, 반구천 탐방로 조성 등 시민 여가 인프라 확충으로 ‘즐기는 도시’를 구현한다.

울산은 민선 8기 이후 채무비율을 18.5%에서 11%로 낮추며 2년 연속 지방재정평가 최우수 지자체로 선정됐다. 안정적 재정 운용은 분명 성과다. 그러나 이제는 재정의 크기보다 쓰임의 완성도가 더 중요하다. 사업 우선순위를 조정해 효율성을 높이는 전략이 필요하다. 울산시의 내년 예산안의 성패는 전략적 조율, 그리고 시민 삶에 실질적 변화를 만드는 실행력에 달려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