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기 건강검진, 건강한 삶을 위한 투자, 미루지 마세요

2025-11-12     차형석 기자

매년 이맘때가 되면 건강검진센터가 있는 큰 병원들마다 건강검진을 하러 오는 사람들로 북적인다. 정기 건강검진은 단순히 병을 찾는 절차가 아니라, 스스로의 몸 상태를 점검하고 질병을 예방하기 위한 과정이다.

특히 겨울철은 추운 날씨로 활동량이 줄어 면역력이 떨어지기 쉽다. 이때 자신의 건강을 확인하는 것은 단순한 점검이 아니라, 새로운 해를 준비하는 슬기로운 선택이다. 좋은삼정병원 외과 전문희 과장(종합검진센터 상담의)과 정기 건강검진의 필요성과 올바른 준비 방법을 함께 알아본다.



◇건강검진 ‘생활습관 개선의 출발점’

우리 몸은 나이가 들수록 각종 질병에 취약해진다. 특히 암과 같은 중증 질환은 초기에는 증상이 없거나 미미해 병을 자각하기 어렵다. 위암이나 대장암의 경우, 초기 단계에서 발견하면 완치율이 높지만, 진행된 후 발견하면 치료가 어렵고 합병증 위험도 커진다. 정기 건강검진은 이러한 질병을 조기에 발견해 치료 성공률을 높이고, 불필요한 의료비와 신체적 고통을 줄이는 역할을 한다.

좋은삼정병원 종합검진센터 상담의 전문희 과장은 “정기적으로 검진을 받은 사람은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합병증과 사망률이 낮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며 “결국 건강검진은 불안을 위한 절차가 아니라, 내 몸을 이해하고 관리하기 위한 가장 값진 투자다”라고 말했다.

예를 들어, 정기적으로 대장내시경 검사를 받은 사람은 대장 용종을 미리 제거함으로써 대장암으로의 진행을 막을 수 있다. 또한 고혈압, 당뇨, 고지혈증 등 만성질환도 검진을 통해 조기에 진단하고 관리하면 합병증 발생을 예방할 수 있는 것이다.

건강검진의 또 다른 가치는 ‘경고등’ 역할에 있다. 검진을 통해 얻은 수치와 결과는 지금의 생활습관이 건강에 어떤 영향을 미치고 있는지를 보여준다.

전문희 과장은 “혈압, 혈당, 체중, 콜레스테롤 등 기본 지표를 통해 현재의 위험 요인을 객관적으로 인식하면, 생활습관을 바꾸는 동기가 생긴다”며 “특히 흡연, 음주, 과식, 운동 부족은 대부분의 질환과 직결된다”고 강조했다.

정기 검진을 받으면 이러한 위험 요인을 눈으로 확인하게 되고, 스스로 행동 변화를 시도할 수 있다. 또한 질병에 대한 인식이 높아지면서 치료 순응도도 향상된다. 결국 검진은 단순히 질병을 찾는 과정이 아니라, 건강을 지키기 위한 ‘생활습관 개선의 출발점’이다.

검진 항목은 연령대에 따라 달라져야 한다. 20~30대는 불규칙한 식습관, 야식, 스트레스, 운동 부족으로 대사질환 위험이 높아지고 있다. 이 시기에는 혈액검사, 간기능 검사, B형 간염 항체 검사 등 기본적인 국가건강검진을 꾸준히 받는 것이 좋다.

전 과장은 “40~50대부터는 심뇌혈관 질환과 암 발생률이 급격히 증가하므로, 2년마다 정기 검진 외에 종합검진을 추가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며 “심근경색이나 뇌졸중을 예방하기 위해 심장초음파, 경동맥초음파 검사를 고려할 수 있고, 위암·대장암·폐암·유방암·자궁경부암 등 주요 암 검진은 반드시 정기적으로 받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연령·성별 따라 맞춤형 검진 필요

60대 이상은 퇴행성 질환과 노인성 질환이 증가하므로, 골다공증을 확인하기 위한 골밀도 검사, 시력·청력 검사, 치매 선별검사, 우울증 검사 등 포괄적인 검진이 필요하다. 또한 가족력이 있는 경우 일반적인 권고 시기보다 더 이른 나이에 검진을 시작해야 한다.

예를 들어 부모나 형제자매 중 대장암, 유방암, 위암 등의 가족력이 있다면, 해당 암 검사를 10년 정도 앞당겨 시행하는 것이 권장된다. 가족력은 유전적 취약성을 의미하므로, 의료진과 충분히 상담해 개인별 맞춤 검진 계획을 세우는 것이 중요하다.

전 과장은 “검진 결과 이상 소견이 나왔다고 해서 반드시 질병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며, 추가 검사나 생활습관 개선을 통해 대부분은 관리 가능하다”면서 “중요한 것은 결과를 두려워하거나 인터넷 정보에 의존하기보다, 의료진과 상담해 자신의 상태를 정확히 이해하고 필요한 조치를 취하는 일이다”라고 밝혔다.

이어 “결과지를 꼼꼼히 읽고, 이해가 되지 않는 부분은 의료진에게 질문해야 한다. 이상 소견이 있다고 낙담하기보다, 지금부터 더 건강하게 관리할 수 있는 기회로 받아들이는 자세가 필요하다”며 “불안감이 크다면 가족이나 주변 사람들과 결과를 공유하고, 함께 생활습관을 바꿔나가는 것도 도움이 된다”고 덧붙였다.

한편 올해부터 국민건강검진 제도가 일부 개정되면서 검진 대상과 항목, 주기 등에 변화가 생겼다. 이에 따라 직장인과 일반 시민 모두 자신의 검진 대상 여부를 확인하고, 검진 종류별로 어떤 항목이 포함되는지 숙지할 필요가 있다.

올해부터 일반건강검진은 출생연도 끝자리가 홀수인 사람을 대상으로 진행된다. 직장가입자 중 비사무직 근로자는 매년, 사무직 근로자는 2년에 한 번씩 검진을 받을 수 있다. 국민건강보험공단은 해당 대상자에게 개별 안내문을 발송하며, 건강보험공단 누리집 또는 앱에서도 대상자 여부를 확인할 수 있다.

차형석기자 stevecha@ks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