액체화물 수출입 감소…울산항 물동량 ‘빨간불’

2025-11-12     오상민 기자
글로벌 석유화학 공급 과잉과 관세 불확실성, 에너지 수요 둔화 여파로 울산항 액체화물 물동량이 올해 들어 감소하는 모양새다. 핵심 화물의 부진이 이어지자 울산항만공사(UPA)가 업계와 함께 대응책 마련에 나섰다.

11일 UPA에 따르면, 올해 9월까지 울산항 전체 물동량은 1억4865만t으로 전년 같은 기간보다 1.0% 감소했다. 전체 물동량의 80% 이상을 차지하는 액체화물 부진이 이어지면서 울산항 전체 물동량도 하락세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이런 추세라면 올해도 울산항 물동량 2억t은 어려운 셈이다.

특히 울산항 핵심인 ‘유류 및 액체화물’은 1억1920만t으로 1.7% 줄어 전체 물동량 감소세를 이끌었다. 수입은 6814만t(-0.8%), 수출은 3560만t(-2.9%)으로 모두 줄었고, 환적화물은 54만t으로 전년보다 16.3% 급감했다. 특히 컨테이너형 액체화물은 33만t으로 14.4% 감소하는 등 수출입 물류 효율성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월별로 보면 들쭉날쭉한 흐름이 뚜렷하다. 1월 1250만t에서 3월 1350만t으로 반짝 상승했지만 4월에는 다시 1258만t으로 떨어졌다. 이후 5월과 6월 1380만t대를 유지하다가 7월에는 1299만t으로 주춤했으며, 8월에는 1444만t으로 올해 최고치를 기록했지만 9월 들어 1262만t으로 다시 하락했다.

업계 관계자는 “국제 유가 변동성 확대와 글로벌 경기 둔화, 중국발 석유화학제품 공급 과잉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액체화물 수출입이 안정세를 찾지 못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같은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 UPA는 이날 ‘울산항 액체화물 시장 변화 대응 및 석유화학 경쟁력 강화 간담회’를 개최했다.

이번 간담회는 급변하는 대외 여건 속에서 울산항의 산업 경쟁력과 물류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마련된 자리로 울산항탱크터미널협의회(회장 천문경)와 울산화주물류협의회(회장 신선일) 회장단 및 회원사 임직원 등 20여명이 참석했다.

간담회에서는 미국의 고율 관세 정책과 글로벌 에너지 수요 둔화, 중국발 석유화학제품 공급 과잉 등 최근 통상환경 변화가 울산항 물동량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하고, 항만 및 산업 전반의 대응 방향이 논의됐다.

또 울산항 물동량 확대 및 배후산업의 경쟁력 제고를 위한 국외 신규 항만수요 창출, 국제해사기구(IMO) 해사정책 동향, 북신항 액체부두 사업 및 항만개발계획 등도 공유했다.

변재영 울산항만공사 사장은 “울산항의 핵심 고객인 석유화학업계와 탱크터미널사 간 긴밀한 파트너십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민·공이 함께 경쟁력 회복의 해법을 찾고 지속가능한 성장 기반을 마련할 수 있도록 울산항만공사가 적극적으로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오상민기자 sm5@ks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