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개발로 ‘방치’ 서덕출공원, 재정비후 내년 시민품으로…

2025-11-12     주하연 기자
지역주택조합 재개발 공사 과정에서 훼손됐던 울산 중구 복산동 서덕출공원이 새 단장을 앞두고 있다. 공원 일부가 도로공사로 줄고 진입로가 막히면서 ‘반쪽 공원’으로 전락했는데, 조합이 뒤늦게 정비계획을 확정하면서 방치됐던 공원이 다시 시민의 품으로 돌아올 준비에 나섰다.

11일 찾은 서덕출공원은 적막했다. 서쪽 옹벽에는 안전펜스가 쳐져 있고, 북쪽 입구는 통행이 차단돼 있었다. 화장실은 누수로 ‘사용금지’ 안내문이 붙어 있었으며, 서덕출 전시관은 문이 굳게 닫혀 있었다. 분수대와 인공계곡은 작동되지 않았고, 쓰레기통은 넘쳐 바닥 곳곳에 쓰레기가 흩어져 있었다.

지난 2023년 중구 B-05 재개발 사업 도중 조합은 아파트 단지 내부 도로를 개설하기 위해 공원 서쪽 경계에 옹벽을 세웠다. 당시 공사는 허가 범위를 약 1000㎡ 초과해 진행됐고, 8~9m 높이의 비탈면이 생기면서 공원 부지가 줄었다. 북쪽 입구도 가로막혀 주민 접근성이 크게 떨어졌다.

중구는 뒤늦게 이를 불법점용으로 판단하고, 초과 점용 면적 444㎡에 변상금 34만2000원, 안전펜스 설치 구간 518㎡에 39만원의 추가 변상금을 부과했다. 원상복구 명령도 함께 내렸다.

그러나 조합이 공사 범위와 행정 해석을 두고 이견을 보이면서 복구는 이뤄지지 않았고, 결국 공원은 사실상 방치 상태에 놓였다.

서덕출공원뿐 아니라 인근 도로와 완충녹지 등이 완비되지 않아 조합 아파트의 준공 승인도 장기간 지연됐다.

이에 중구는 △서덕출공원·완충녹지·지구 외 도로 등 기반시설 계획 확정 △사업비 확보 △인접 도로 준공 등을 준공 조건으로 제시했고, 조합은 이를 수용해 사업계획을 확정하고 사업비를 예치했다.

이에 중단됐던 기반시설 정비가 다시 물살을 타기 시작했고, 서덕출공원 재정비 논의도 함께 속도를 내게 됐다.

울산시는 지난 10월 조합이 제출한 서덕출공원 정비계획에 검토 의견을 전달했으며, 조합은 이를 반영한 보완안을 다시 제출할 예정이다. 협의가 마무리되면 공원 재정비가 본격화될 전망이다.

보완계획에는 서쪽 옹벽의 구조 보강과 안전시설 개선, 서덕출전시관 철거 및 신축, 녹지 재배치 등이 포함됐다. 조합은 보완안 제출 후 공사에 착수해 이르면 내년 상반기 준공을 목표로 하고 있다.

중구 관계자는 “옹벽 주변의 안전성과 접근성을 높이는 방향으로 설계가 추진되고 있다”며 “공원 내 보행 동선을 복원하고 휴게공간을 확충해 주민들이 다시 찾을 수 있는 공간으로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글·사진=주하연기자 joohy@ks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