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족들 가족대표단 구성 공동 대응 나서

2025-11-12     권지혜 기자
한국동서발전 울산발전본부 울산화력발전소 보일러 타워 붕괴 사고 희생자 유족들이 가족대표단을 구성해 공동 대응하기로 했다. 가족대표단은 사고 현장 수습이 완료된 뒤 발인한다는 입장이다.

11일 오후 찾은 울산의 한 장례식장. 지난 7일 가장 먼저 빈소가 차려진 고 전모(49)씨의 장례식장은 유족, 한국동서발전 및 남구청 직원만 자리를 지키고 있어 썰렁한 모습이었다. 장례식장에서 만난 고인의 아버지 A씨, 아내, 친척 등 유족들은 몸도 마음도 지쳐보였다.

A씨는 이날 낮 12시께 실시된 울산화력발전소 보일러 타워 4·6호기의 발파 소식에 남은 4명의 매몰자 구조에 속도가 붙을 것 같다며 이들이 하루빨리 구조됐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사고 현장의 수습이 아직 멀었다며 발인 시기는 정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A씨는 “절차가 있으니 사고 현장이 다 정리될 때까지 발인은 하지 않고 기다릴 예정”이라며 “최소 2~3일은 지나야 윤곽이 잡힐 것 같다”고 말했다.

장례식장 관계자는 “유족들이 발인 날짜를 정하지 않아 입관만 완료했다”고 했다.

타지역에서 장례를 치른 고 이모(61)씨의 유족들도 같은 이유로 발인 시기를 정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진다.

구조물에 팔이 낀 채 구조를 기다리다 숨진 고 김모(44)씨의 경우 신체 일부를 찾지 못해 아직까지 장례를 치르지 않았다. 김씨의 가족들은 신체를 완벽히 찾으면 장례를 치를 계획이다.

유족들은 사고 발생 다음 날인 7일 가족대표단을 구성했다. 대표, 부대표 등 7명으로 이뤄진 가족대표단은 사고 원인 규명 및 관계자 처벌 등과 관련해 공동으로 목소리를 내고 행동할 방침이다.

이들은 아직 구조되지 못한 사람이 있는 시점에서 보상에 대해 논의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며 보상 협의에 대해서는 선을 그었다.

유족 가족대표단 관계자는 “아직 4명이 잔해 아래 깔려 구조되지 못했다. 얼마나 춥고 괴롭겠냐”며 “우리가 바라는 것은 이들이 빨리 구출되는 것이다. 여전히 희망과 기적을 바라고 있다”고 말했다.

권지혜기자 ji1498@ks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