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생각]울주청년 어디잇소? 모여봐요 선바위로~
곧 수능이 끝나면 지역 청년들은 본격적으로 타지로 떠날 계획을 세운다. 2025년 동남지방통계청이 발표한 울산 인구 이동 통계에 따르면, 울산의 2030 청년층 8178명이 부산, 서울 등 대도시로 생활 터전을 옮겼다.
이런 현실에서 올해로 3년 차를 맞은 ‘청년문화잇소’ 사업은, 학업과 취업을 위해 새롭게 울주로 유입된 청년들과 기존의 지역 청년들이 스스로 즐기고 싶은 문화를 만들고, 흩어져 있는 청년들이 서로 연결될 수 있는 든든한 토대가 되고자 시작됐다.
사업 초기의 가장 큰 과제는, 각자의 삶을 열심히 사느라 바쁜 청년들이 일상 속에서 행복을 느끼고, 서로 이어질 수 있도록 하는 방법을 찾는 일이었다. 이를 위해 각 읍·면의 청년들을 찾아가 그들이 원하는 문화 형태와 현실적인 지원 방식을 논의했고, 그 의견을 반영해 사업을 꾸려갔다. 이후에도 더 많은 청년들이 참여할 수 있도록 다양한 시도와 노력을 해왔다.
그 결과, ‘2025 청년문화잇소’ 공모에는 바쁜 청년들이 새로운 재미를 찾고자 20팀이 넘는 청년단체를 결성했고, 이 중 최종 10개 팀이 사업에 함께 하게 됐다.
하지만 청년들이 아무리 열정적이어도 바쁜 일상 속에서 ‘재미’만으로 활동을 지속하는 것은 쉽지 않았다. 특히 차량이 없는 청년들에게는 함께 모이는 것조차 도전이었다. 재단의 민간 문화 공간 지원사업인 ‘문화이음1번지’가 있지만, 기성세대들이 주로 이용하는 공간에서 청년들이 함께 하는 건 용기가 필요했다. 결국 재단은 차일피일 망설이던 청년들이 서로 경험을 나누고, 자연스럽게 연결될 수 있도록 11월15일 ‘청년문화잇소 x 모여봐요 이밤리’축제를 준비했다.
‘모여봐요 이밤리’는 본 행사를 함께 준비하는 청년단체 ‘문화를 잇다’가 범서읍 ‘입암리’지명에서 착안해, 지역 대표 명소인 ‘선바위에 함께 모이자’는 뜻을 담았다.
이날 버스킹팀 ‘두온’과 비보잉 청년 ‘본때크루’와 청년컬러테라피 등 다양한 ‘놀거리잇소’가 펼쳐진다. 또한 ‘청춘트레일’ ‘줍당’ ‘힐링로그인’ 등 청년들이 향수 만들기, 책 키링, 오일파스텔 엽서 꾸미기 등의 소소한 재미를 통해 ‘관계잇소’를 이어간다. 더불어 울주에서 함께 즐거움을 나누고 싶은 청년을 모집하는 ‘청년어디잇소’도 진행한다.
매년 다양한 행정주체들이 청년 친화 도시를 만들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지만, 정작 청년들에게 필요한 건 언제든 편하게 생각을 나누고, 새로운 아이디어를 시도할 수 있는 공간일지도 모른다. 현재 많은 공공 공간들이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 운영되고 있어, 학업과 직장으로 바쁜 청년들이 자유롭게 접근하는 게 쉽지 않다. 앞으로 더 많은 청년들이 행복한 삶을 이어갈 수 있도록 ‘공간’과 ‘연결’을 더욱 유연하게 만드는 행정과 지역사회의 적극적인 지원이 필요해 보인다.
김잔디 울주문화재단 생활문화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