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항, 북극항로 에너지물류항 최적지”
2025-11-14 오상민 기자
6223미래포럼은 13일 울산박물관 대강당에서 ‘북극항로와 울산의 미래’ 심포지엄을 열고 북극항로 개방에 따른 산업·물류 재편과 울산의 대응 전략을 논의했다.
정·관·산·학계 인사 2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울산이 신(新)해양경제 시대의 전략 항만으로 도약해야 한다는 공감대가 형성됐다.
윤학배 전 해양수산부 차관은 “북극항로는 세계 물류·자원 질서를 다시 짜는 해양 실크로드”라며 “정유·화학·조선 산업이 집적된 울산은 연료 공급과 안전 대응을 맡을 최적의 거점”이라고 강조했다.
조민지 울산연구원 전문위원·김병구 울산항만공사 부장·정재준 HD현대중공업 전무·박기일 현대오일터미널 본부장·박대동 울산정책포럼 대표 등이 참여한 전문가 토론에서도 LNG·암모니아·메탄올 등 친환경 연료 수요와 조선 기술, 탱크터미널 역할을 종합해 울산의 전략 필요성이 제시됐다.
특히 한국석유공사가 추진 중인 남신항 종합에너지 물류 터미널은 북극항로 에너지 물류와 직결된 핵심 사업으로 꼽힌다.
원유·석유제품은 물론 수소·암모니아·CCS까지 포괄하는 신에너지 복합기지로 개발해 북극항로 선박의 출발·도착 거점으로 활용할 수 있다는 전망이다.
울산항의 경쟁력은 산업적 실수요를 기반으로 한 친환경 연료 확장성이다. 국내 최대 액체화물 처리항인 울산은 정유·화학 단지와 LNG·수소 등 다층적인 연료 수요를 이미 보유하고 있다. 지난해 상업운전에 들어간 코리아에너지터미널(KET)은 43만㎘급 LNG 저장시설을 갖추고 있어 산업용과 항로용을 동시에 충족할 기반을 마련했다. 울산신항 북항방파호안 일원에서는 15만9000㎡ 매립이 진행 중이며, 2030년 수소·암모니아 기업이 집적될 예정이어서 친환경 에너지 공급 능력도 계속 확대되고 있다.
울산항만공사(UPA)와 SK가스가 논의 중인 LNG 벙커링 합작회사는 투자 안정성을 높일 요소로 꼽힌다. 외부 수요에 의존하는 타 항만과 달리 울산은 기존 화학·발전 산업이 든든한 실수요를 제공해 벙커링 경제성이 확보되는 구조다.
UPA가 추진하는 메탄올 STS(Ship to Ship) 벙커링 실증도 성공하는 등 울산은 북극항로 친환경 선박 연료 공급의 시험무대로 자리매김할 가능성이 크다.
북극항로 전략이 본격화되면서 동남권 항만의 역할 분담도 뚜렷해지고 있다. 부산항이 국제 환적 중심 관문항을 맡는다면, 울산항은 글로벌 오일허브 기반의 친환경 벙커링 지원항만으로 기능을 분담하는 구조다. 지리성·네트워크를 갖춘 부산과 산업 수요·연료 인프라를 갖춘 울산이 상호 보완할 때 북극항로 전략의 실행력이 극대화된다는 분석이다.
김두겸 울산시장은 “액체화물 1위 항만과 LNG·암모니아 기반을 활용해 북극항로 대비를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남신항 사업 재개와 국가 차원의 인프라 지원이 병행돼야 울산이 북극항로 에너지 물류 중심지로 자리잡을 수 있다”고 제언했다.
오상민기자 sm5@ks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