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정성 없는 사과 씁쓸” 유족 공동행동

2025-11-14     권지혜 기자
한국동서발전 울산발전본부 울산화력발전소 보일러 타워 붕괴 사고가 발생한지 8일 만인 13일 발주처인 한국동서발전과 시공사인 HJ중공업이 공식 사과한 가운데 사고 피해자 가족들로 구성된 가족대표단은 해당 소식을 듣고 아쉬움을 감추지 못했다.

가족대표단 임시 대표자 A씨는 본보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등 떠밀려 울며 겨자 먹기식으로 사과한 것이 아닌가라는 생각이 들어 아쉬운 마음이 크다. 사고 원인에 대한 입장 표명도 미루고 시간 벌기식 자리가 아니였나 생각된다”며 “앞서 사고 발생 이틀 뒤쯤 매몰자 가족들에게 한 사과에서도 진정성이 느껴지지 않았었다”고 씁쓸해했다.

A씨는 “작업 과정에서 허점도 많이 보이고 안전 관리 수칙이 잘 지켜졌는지 여부도 불투명한 상황에서 작업 계획서에 따라 일했지만 불가항력적으로 이런 일이 벌어졌다고 이야기해 가족들 입장에서는 답답하다”고 토로했다.

그는 “이번 작업이 정상적인 작업이었는지 의심된다. 보일러 타워 5호기의 상태가 많이 좋지 않았는데도 그렇게 무리해서 작업했어야 했나 라는 의문이 든다”며 “사고 당일 현장에서 이야기했을 때 안전에 대해 크게 의식하지 않았던 걸로 봐서 기본적인 안전 관리도 잘 이뤄지지 않았을 것 같다”고 추정했다.

매몰자 대부분이 일용직인 것과 관련해서는, 고용노동부가 고용 과정에 문제가 없었는지 계약서 등을 정확히 따져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가족대표단이 원하는 것은 정확한 사고 원인 규명과 관계자 처벌이다. 이를 위해 공동으로 목소리를 내고 행동할 방침이다.

A씨는 “정확한 진상 규명과 처벌이 우선돼야 한다. 더 이상 꼬리 자르기, 책임 떠넘기기식 대응이 발생하지 않도록 원청에 대한 의무와 책임이 법제화 돼야 한다”며 “대규모 시설의 설비를 해체할 때는 민관이 합동 검사를 통해 단계적으로 승인 체계를 구축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사고 현장 수습이 완료되면 아직 발인하지 않은 고인들 중 원하는 경우에 한해 특정 시점에 함께 발인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여전히 사고 현장에는 한 명의 매몰자가 실종 상태로 남아있다.

끝으로 A씨는 “아직 한 분이 구조되지 않아 먹먹하고 마음이 안 좋다”며 “두 번 다시 이런 사고가 재발되지 않았으면 한다”고 강조했다.

글·사진=권지혜기자 ji1498@ks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