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울산 문수체육공원 주차타워, 교통난 해소 첫걸음 되려면

2025-11-17     경상일보

울산시가 문수테니스장과 문수컨벤션웨딩홀 인근에 약 900면 규모의 다층 주차타워를 신설하기로 했다. 문수야구장·월드컵경기장 일대의 주차난을 해소하겠다는 결정이다. 사업비 420억원을 투입해 내년 3월 준공을 목표로 600면과 300면을 순차적으로 확보한다. 단순한 주차 공간 확충을 넘어 울산의 스포츠 환경을 획기적으로 개선하고, ‘꿀잼 도시’로 도약하기 위한 의미 있는 행보로 평가된다.

울산은 지난 5일 KBO, 시체육회와 ‘KBO 퓨처스리그 울산 프로야구단(가칭) 창단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야구 불모지로 불려 왔던 울산에 첫 프로야구단이 창단되고, 2026년 정규 시즌부터 공식 참가하게 된다. 2026년 KBO 퓨처스리그에는 12개 팀이 출전하며, 울산 문수야구장에서만 58경기가 예정돼 있다. 문제는 경기가 늘어날수록 현장의 혼잡도 함께 높아진다는 점이다.

문수체육공원 일대는 프로경기가 있는 날엔 이미 ‘만차’가 일상인 곳이다. 울산HD FC의 빅매치가 열리면 2만명 이상이 몰려 주변 도로는 ‘교통지옥’이 된다. 문수야구장은 관중석 1만2000석 규모지만 자체 주차장은 257면에 불과해, 경기일에는 수 시간 전부터 주차전쟁이 심각하다. 경기후 출차에만 1시간 넘게 걸리는 장면 또한 낯설지 않다. 축구와 야구가 같은 날 열린다면 체육공원 일대는 한층 심각한 혼잡을 겪을 수밖에 없다. 문수체육공원 일원 약 2400면 수준의 주차 인프라만으로는 대응이 어렵다는 점은 이미 충분히 확인된 셈이다.

주차타워 신설은 제한된 공간 속에서 가능한 최선의 물리적 확충안이지만, 이것이 모든 문제를 해결하는 ‘종료선’이 아니라는 사실도 분명하다.

경기일 교통문제의 핵심은 단순한 주차면 부족이 아니라 특정 시간대에 차량이 몰리는 흐름을 어떻게 관리하느냐다. 진입·출차 동선이 원활하지 않으면 주차타워가 있어도 체증은 반복된다. 따라서 울산시는 물리적 확충에 더해 △대중교통 접근성 강화 △셔틀버스 전용 주차장 확보 및 운영 확대 △주차예약제 도입 △실시간 주차정보 시스템 구축 등 교통수요 전체를 관리할 종합 전략을 병행해야 한다.

울산은 프로축구와 프로야구를 모두 품는 도시가 됐다. 이는 시민 삶에 새로운 선택지를 열어주는 변화이자, 도시의 브랜드와 경쟁력을 다시 구성할 기회다. 그러나 스포츠도시의 품격은 경기장의 규모나 이벤트의 화려함이 아니라, 경기장을 찾는 시민의 이동이 얼마나 편안한가에서 완성된다. 관중이 편하게 찾아오고, 불편 없이 귀가할 수 있어야 스포츠도시의 위상도 지속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