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장년층 주식 불장 수익으로 명품 질렀다
2025-11-20 오상민 기자
19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3분기 주요 백화점 실적은 일제히 플러스로 돌아섰으며 특히 명품·시계·하이엔드 주얼리 등 고가 상품군이 약 10% 내외 성장하며 실적을 견인했다.
무비자 입국이 가능해진 중국 관광객을 비롯해 외국인 매출이 늘어난 데다가, 혼인 건수 증가에 따른 예물 수요도 고가 상품군의 회복세를 뒷받침했다는 게 업계 진단이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이번 반등을 외국인 소비만으로 설명하기는 어렵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대기업·기술·조선 업종을 비롯한 증시 훈풍 속에서 중장년 이상의 여성 투자자들의 명품·주얼리·여성의류 구매가 늘고 있다는 시각이 힘을 얻고 있다.
실제 코스피 지수는 지난 4월 2284.72p(52주 최저)까지 떨어졌지만, 이날 한국거래소 종가 기준 3929.51p로 마감하며 4000선 재진입을 노리고 있다. 이는 불과 7개월 만에 70% 가까이 상승한 것이다.
실현된 투자수익이 곧바로 유통·소비시장으로 유입되면서 중장년층의 소비 행태 변화가 이어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백화점 업계 관계자 역시 “최근 명품·주얼리 등 매장에 젊은 청년층보다 중장년부터 고령의 여성 고객의 판매액이 더 높은 것 같다”고 말했다.
국가데이터처 국민이전계정 통계에 의하면 지난해 65세 이상 고령층 소비 총액은 243조8000억원으로 전년 대비 12.0% 증가하면서 역대 최다치를 기록했다.
특히 자신의 자산을 처분하거나 투자수익을 활용한 ‘민간 자산재배분’ 규모가 49조3000억원으로 역대 최대치를 기록해 전체 소비 증가율(6.3%)의 2배에 달했다. 65~74세, 이른바 ‘젊은 노년층’이 실질 소비층으로 빠르게 부상하고 있다 것을 뒷받침한다.
다만 울산 지역 백화점에는 이 같은 흐름이 동일한 강도로 작용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것이 지배적이다.
울산은 자산 여력이 있는 중장년층이 많지만 실제 명품 구매는 부산·대구 등 인근 지역 플래그십 매장으로 빠져나가는 외지 소비 구조가 뚜렷하기 때문이다.
지역 유통업계 관계자는 “3분기 실적 개선의 불씨는 외국인 소비지만, 불을 붙인 건 결국 국내 자산가 소비층”이라며 “투자 수익과 결혼, 노년층의 소비 성향 변화가 맞물리며 명품 수요 기반이 다층적으로 넓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글·사진=오상민기자 sm5@ks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