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카로운 시정 비판과 대안 제시로 호평

2025-11-20     전상헌 기자
울산시의회가 민선 8기 울산시정을 평가하기 위해 역대 최다 자료 제출을 요구하며 치렀던 행정사무감사가 지난 18일 마무리됐다. 제8대 시의회는 개원 이후 세 차례 행감에서 집행부 눈치보기와 내부 갈등 등으로 ‘맹탕 감사’ 지적 등이 있었지만, 마지막 행감만큼은 날카로운 지적과 대안 제시 등으로 긍정적인 분위기가 감지된다.

19일 시의회에 따르면 지난 5일부터 18일까지 14일간 울산시와 울산시교육청 등 64개 기관에 대한 지난해보다 61건이 많은 역대 최대인 총 2081건의 자료를 요청하며 행감을 진행했다.

행감 시작 전 집행부 눈치 보기나 내년 지방선거 준비 등으로 느슨한 분위기를 우려한 것과 달리 다양한 분야에서 문제점을 지적하고 집행부에 대한 질책을 쏟아내면서도 대안을 제시했다.

실제 한국토지주택공사(LH)의 사업 포기로 지연되고 있는 울산 울주군 청량읍 율현지구 개발에 대해 울산도시공사에 공공주택 개발과 농수산물도매시장 건립을 동시에 추진할 것을 제안하는 등 질책에 그치지 않고 대안을 제시하기도 했다.

또 최근 논란이 된 울산역 복합환승센터 조성사업 백지화 사태와 관련해 시의회는 롯데의 무책임한 철수를 꾸짖는 동시에 울산시 행정의 미흡한 대응을 지적하며 복합환승센터 재추진을 위한 실질적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김두겸 울산시장의 역점 시책으로 추진한 사업에 대한 질책도 이어졌다. 울산시가 10억원이 넘는 막대한 예산을 들여 설치한 태화강 둔치 대형 텐트가 준공 허가도 받지 않은 채 각종 축제와 행사장으로 사용된 점이 드러났다. 또 용금소 스카이워크 사업 예산이 3배 가까이 증가했지만 지반 안전성과 주차장이 제대로 마련되지 않은 점, 미디어파사드 사업이 위치 선정과 변경 과정에서 공론화가 부족했다는 점 등에 대한 질타도 이어졌다.

이와 함께 학생들이 집 앞 학교를 두고 먼 거리 학교로 배정받아 통학하고 있는 사례를 들어 중학교 배정 제도에 대한 전면 개선을 요구했다. 또 수십억을 들여 울산시립미술관이 구매한 백남준 선생의 작품이 저작권을 확보하지 못해 수장고에 방치되며 울산 시민의 문화 향유 권리가 제한되고 있다는 점도 확인됐다.

이런 결과는 의원들 개개인의 역량 개발과 더불어 정책지원관 제도가 큰 역할을 했다는 평이다. 지방의원들의 의정활동을 지원하기 위해 지난 2023년 말 도입된 정책지원관이 행감 이슈 발굴과 자료 작성 등에 충분한 역할을 담당함으로써 행감 수준을 높이는 계기가 됐다는 것이다.

반면 시의회 대다수인 국민의힘 의원들이 행감 기간 중 지난 12일 국회에서 열린 ‘대장동 일당 7400억 국고 환수 촉구 및 검찰 항소 포기 외압 규탄대회’에 참석을 위해 당일 예정됐던 문화복지환경위원회와 산업건설위원회의 행감 일정을 하루 순연한 것이 ‘옥에 티’로 남았다. 또 14일의 행감 기간 중 휴일을 제외한 실제 행감 일정이 열흘가량에 불과해 의원 개개인의 역량을 제대로 펼치지 못한 것도 여전히 숙제로 남았다. 전상헌기자 honey@ks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