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차이나타운서 펼쳐지는 만주 매 사냥꾼의 복수극
2025-11-25 차형석 기자
연극 ‘왕서개 이야기’는 가족을 잃은 한 남자의 외로운 복수극이다. 그러나 피비린내 나는 복수극이 아니라 피해자인 왕서개와 가해자들의 내면을 한 꺼풀씩 뜯어내 보이면서 전쟁과 인간, 가해자와 피해자, 진실과 비밀 등 다양한 층위의 서사를 풀어낸다.
태평양전쟁 직후 일본 요코하마의 차이나타운을 배경으로 한다. 만주 동북평원에서 아내와 딸 그리고 기르던 매들을 일본 관동군에 의해 잃어버린 매 사냥꾼 왕서개는 전쟁이 끝나고 일본으로 가서 요코하마 차이나타운에서 이름을 버린 채 장사꾼으로 살게 된다. 그러던 중 자신의 가게를 찾아온 손님이 과거 자신의 가족, 자신의 마을을 피의 현장으로 만든 관동군 중 한명임을 직감하고 21년 만에 복수를 결심한다.
김도영 작가는 ”복수를 해야 하는 순간이 왔을 때 어떤 복수를 할 것인지, 가해자들은 사과를 할 수 있는 순간이 왔을 때 어떻게 사과할 것인지, 한국 사회를 살아가는 우리는 이 극을 통해 왕서개에 어떻게 공감할 수 있을 지 이야기 하고 싶었다”라고 말했다.
황인준, 이현철, 정재화, 김민주, 김호성 등 울산의 중견 베테랑 배우들이 대거 출연한다.
29일 오후 3시 공연 종료 후에는 약 20분간 ‘관객과의 대화’가 진행될 예정으로, 창작 과정과 작품의 의도, 인물의 서사 등에 대해 관객과 직접 소통하는 시간이 마련된다.
전석 2만원. 티켓 예매는 인터파크와 예스24에서 할 수 있다. 문의 010·4577·1027. 차형석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