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억 들인 미디어파사드 주 2시간 운영 전시행정 논란

2025-11-25     김은정 기자
울산 북구가 국비와 구비 등 총 3억원을 들여 조성한 ‘달천철장 미디어파사드’가 기계 수명 보호와 전기요금 부담 등을 이유로 주 2시간만 가동되는 것으로 나타나 전시행정 논란이 일고 있다. 사업비 대비 운영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북구 안팎에서 나오고 있다.

이 시설은 지난해 북구가 ‘달천철장 관광자원화 사업'의 일환으로 달천철장 입구 계단 외벽에 설치했다. 최종 편성된 사업비 3억원 가운데 약 2억원이 미디어파사드 설치비로 들어갔다.

그러나 완공 후 10개월이 지나도록 주민 인지도는 낮은 수준에 머물러 있다. 인근 주민조차 “여기에 미디어파사드가 있는지 몰랐다”고 말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운영 빈도가 지나치게 적은 것이 가장 큰 이유로 꼽힌다. 미디어파사드는 지난 2월 개장 이후 금·토요일 저녁 8시부터 9시까지 한 시간씩만 가동됐다. 한 주에 실제 운영되는 시간은 2시간뿐이다.

북구는 이런 운영방식을 채택한 이유로 ‘기계 수명 단축 우려와 전기료 부담’을 들었다. 또 상영시 나오는 음악 때문에 생활불편을 호소하는 민원이 들어왔다는 설명도 덧붙였다.

운영 방식뿐 아니라 콘텐츠 부실도 도마에 올랐다. 현재 상영되는 영상은 5분30초 분량의 단일 콘텐츠로 운영 시간 내내 같은 영상이 반복된다. 다양한 콘텐츠가 갖춰지지 않아 방문객에게 새로운 체험을 제공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잇따른다.

홍보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점도 한계로 지목됐다. 운영 시간이나 콘텐츠 정보를 현장에서 확인하기 어렵고 온라인 홍보 역시 거의 이뤄지지 않아 주민도 제대로 알기 어려운 상황이다.

이 같은 문제는 24일 열린 북구의회 행정사무감사에서도 지적됐다. 이선경 의원은 “막대한 예산을 쏟아붓고 기계 수명을 걱정해 가동을 멈추는 것은 주객이 전도된 황당한 행정”이라며 “민선8기 구청장 공약사항으로 추진됐지만 빈약한 콘텐츠와 홍보 부족으로 주민들에게조차 외면받고 있다”고 날선 비판을 쏟아냈다.

이어 “버스킹이나 체험 프로그램 등 연계 콘텐츠 없이 시설만 독립적으로 운영되다 보니 외부 관광객 유입도 전혀 없다”며 “개장한 지 10개월이 지났지만 3억원이 투입된 사업 효과는 찾아보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북구 관계자는 “주민들이 관람하기 좋은 시간대에 운영을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며 “온·오프라인 홍보도 보완해 주민들이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김은정기자 k2129173@ks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