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시, 동서-남북 잇는 광역철도망 8개 노선 확충
울산시가 제5차 국가철도망 구축계획을 계기로 동서·남북을 아우르는 광역 철도망을 본격 확충하기 위해 총 23조원 규모의 8개 사업을 정부에 건의했다.
26일 울산시에 따르면 국토교통부에 건의한 노선은 고속철도 2개, 일반철도 2개, 광역철도 4개 등 모두 8개다.
동서축과 남북축을 동시에 보완해 울산의 광역 교통 축을 입체적으로 재편하는 것이 골자다.
고속철도 부문에선 ‘울산~전주 간 고속철도’가 대표 사업이다. 태화강역에서 울산역을 거쳐 밀양·창녕·의령·산청·함양을 지나 전주로 이어지는 노선으로, 울산·경남·전북이 공동으로 국가계획 반영을 추진하고 있다. 서대구~광주를 잇는 ‘달빛내륙선’과 연계해 함양역을 환승 거점으로 삼을 경우 영·호남 동서축을 촘촘히 연결하는 효과가 기대되며, 개통 시 울산~전주 이동시간은 1시간30분 안팎으로 줄어들 것으로 전망된다.
‘KTX 경부고속선 울산지선 신설’도 핵심 고속철도 사업이다. 울산 덕하에서 경남 양산을 잇는 이 노선은 부울경 초광역발전계획과 연계돼 가덕도신공항 접근성을 높이고 울산 남부권 주민들의 광역 교통 편의를 확대하는 역할을 하게 된다.
일반철도 분야에서는 ‘온산선 노선 폐지·이설’과 ‘울산~창원 간 일반철도 운행’이 추진된다. 온산국가산단 화물운송을 위해 개통된 온산선은 현재 일부 기업만 이용하는 데다 인근 대단지 아파트 조성으로 소음·안전 우려가 커지면서 남창역~온산역 구간 이설이 제안됐다. ‘울산~창원 간 일반철도’는 북울산역에서 부산을 거쳐 창원까지 일반열차를 운행하는 사업으로, 울산·부산·창원을 하나의 철도축으로 묶어 광역 통근·교류 수요를 철도로 흡수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광역철도 사업은 부울경 초광역 광역교통망 2개와 해오름동맹(울산·경주·포항) 교통망 2개 등 4개 노선이다.
부울경 광역철도는 가덕도신공항을 축으로 한 ‘부·울·경식 GTX’ 구상이 핵심으로, 가덕도신공항과 부산 도심·동부산을 잇는 BuTX 민자사업이 민자 적격성 조사를 통과하면서 BuTX를 울산까지 연장하는 방안에 힘이 실리고 있다. 특히 오시리아역에서 기존 동해선을 활용해 태화강역까지 잇는 노선이 국가계획에 반영될 경우 태화강역~가덕도신공항 이동 시간은 79분에서 59분으로 20분가량 단축될 것으로 분석된다.
시는 별도로 ‘울산~가덕도신공항 광역급행철도’ 사업도 제안한 상태지만, 막대한 사업비와 BuTX와의 기능 중복을 감안해 BuTX 광역 연계 구간의 국가계획 반영 가능성을 더 높게 보고 있다. 이 경우 해당 노선이 반영되지 않을 상황에 대비해 KTX-이음 직결운행 등 대체 방안도 함께 요청할 방침이다.
북측 광역권 교통망 확충을 위해서는 울산 도시철도 2호선과 연계한 ‘울산~경주 간 광역철도(수소트램) 건설’과 ‘북울산~경주 간 광역전철 연장’이 제안됐다.
기존 선로를 최대한 활용해 해오름동맹권 북측 철도축을 완성하고, 울산과 경북 동해안 도시 간 통근·관광·물류 수요를 철도로 분산시키겠다는 구상이다.
울산시 관계자는 “제5차 국가철도망 구축계획이 향후 10년 울산 교통지도와 동남권 광역경제권의 윤곽을 좌우하는 만큼 8개 노선 모두가 국가계획에 최대한 반영될 수 있도록 중앙부처와 국회를 상대로 총력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정부는 내년 1월 제5차 국가철도망 구축계획(2026~2035년) 고시를 목표로 검토 중이며, 현재 전국에서 접수된 사업은 160여건·360조원 규모로 파악된다. 전국이 향후 10년 철도 대계를 놓고 치열한 경쟁에 돌입한 가운데 지방선거 이후 발표가 미뤄질 수 있다는 관측도 나와 울산시는 정부 움직임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앞서 제4차 국가철도망 구축계획에는 울산시가 제안한 울산~양산~부산 광역철도, 동남권 순환광역철도 등이 포함돼 추진중이다. 석현주기자 hyunju021@ks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