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세계 최초’ 음식물자원화시설, 두번 실패는 없어야

2025-11-28     경상일보

울산시가 민간투자사업으로 추진한 용연하수처리장 내 음식물자원화시설 운영권을 새 사업자에게 넘기기 위한 절차에 착수했다. 15년간 운영을 맡아온 SBK와의 계약이 내년 3월 종료됨에 따라, 울산시는 운영권을 회수한 뒤 다시 민간위탁 운영을 맡기기로 했다.

이 시설은 ‘세계 최초 상용화’라는 화려한 타이틀과 달리, 기술력 부족과 운영 파행, 법적 분쟁 등 숱한 시행착오로 얼룩져 왔다. 울산시는 과거의 실패를 반복하지 않기 위해 운영의 연속성과 안정성, 기술 역량을 종합적으로 평가해 최적의 사업자를 선정해야 한다.

용연 음식물자원화시설은 지난 2007년 스웨덴 스칸디나비아 바이오가스사가 1800만달러를 투자해 2011년 준공한 첨단 설비다. 초음파 기반 유기물 분해 기술과 고농도 소화조 운전을 세계 최초로 상용화하며, 97% 고순도 바이오가스를 생산 능력을 갖췄다.

그러나 기대와 달리 운영은 순탄치 않았다. SBK는 계약상의 핵심 조건인 바이오가스 순도를 60%대에 머물러 기준을 지속적으로 충족하지 못했고, 시설 확장 문제를 두고 시와 갈등이 이어졌다. 울산시는 위약금과 하수병합처리부담금 등 총 93억원을 부과했으나 SBK는 부당하다며 소송을 제기했다. 최종적으로 법원이 울산시의 손을 들어 체납금 납부 의무가 확정됐고, 미납액만 66억원에 달한다.

남은 과제는 미납금 회수와 안정적 운영이 가능한 전문 사업자를 선정하는 것이다. 첨단 공정 시설인 만큼 높은 수준의 기술력과 운영 경험이 요구된다. 전문성이 부족한 업체가 맡으면 과거 문제가 반복될 수 있으며, SBK조차 해결하지 못한 기술적 난제를 새로운 운영자가 감당할 수 있을지 우려가 크다.

용연 음식물자원화시설은 울산의 지속가능한 환경정책을 상징하는 핵심 공공 인프라다. 시설의 안정적 운영 여부는 울산의 미래 에너지 정책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 사업자 선정에서는 기술 역량, 운영 경험, 투자·유지관리 능력, 위기 대응 체계 등 실질적 평가 기준을 기반으로 철저히 검증해야 한다.

이제 중요한 것은 ‘세계 최초’라는 외형적 감투가 아니라, 시민이 믿고 신뢰할 수 있는 안정적 운영체계를 구축하는 것이다. 공정성과 전문성을 최우선으로 한 절차 마련이 필수적이다. 이번에는 반드시 시민이 신뢰할 수 있는 성공적 운영모델을 만들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