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도시 첨병-울산문화예술인]“울산학춤의 가치, 전통성 굳건히 지킬 것”

2025-12-01     차형석 기자
타 대도시에 비해 도시의 역사성이나 문화예술산업이 짧고 덜 발달한 울산은 자체적인 문화콘텐츠가 많지 않다. 그나마 무용 관련해서는 역사적 인물과 설화 등을 바탕으로 지역의 문화콘텐츠로 만들려는 노력이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으나, 여전히 아쉬운 점이 많은 게 사실이다. 박윤경 울산학춤보존회장은 고등학교 시절 ‘울산학춤’과 인연을 맺으며, 30년 가까이 ‘울산학춤’을 보존·계승하는 것은 물론 대중화 등 지역의 문화콘텐츠화 하려는 노력에 앞장서고 있다.



◇‘울산학춤’ 보존 계승 앞장

최근 울산 울주군 범서읍 천상리 울산학춤보존회 사무실에서 만난 박윤경(44) 울산학춤보존회장은 올해 활동한 자료 정리와 내년 공연 지원사업 관련 대비해 서류작업을 하는데 여념이 없었다. 울산학춤보존회는 울산학춤의 올바른 보존 및 전승을 위해 지난 1997년 5월 설립된 단체다.

박윤경 울산학춤보존회장은 “요즘은 울산학춤보존회 관련 공연사업이나 타 기관·기업 주최 섭외 공연 행사는 거의 끝난 시점이어서, 학생들과 일반인들 대상으로 가르치는 무용수업과 울산학춤계승자들과 함께 스승인 김성수 선생님께 울산학춤 실기와 이론을 지도받고, 춤 연습을 병행하며 지내고 있다”고 말했다.

박 회장은 울산학춤 대중화를 위해 2019년에 만든 ‘울산학춤체조’를 올 가을 시민들에게 첫 선을 보여 주목을 받았다. 지난 9월 초 울산 동헌에서 개최한 ‘울산학춤’ 정기공연에서 스승 김성수 선생 등과 함께 첫 선을 보인 ‘울산학춤체조’는 신선하다는 평가를 받았다. 이를 계기로, 시민들이 모이는 곳을 찾아 시민들과 함께 ‘울산학춤체조’ 시연을 하는 것은 물론, 영상을 찍어 SNS 등으로 널리 알리고 있다.

그는 “오랜 세월 울산학춤을 추면서 문득 든 생각이 춤사위 중 외다리서기, 기지개 켜기, 배기기, 날개짓 등 건강을 위한 운동적 요소가 많다는 것을 몸소 느끼게 됐다”며 “예술적 관점도 중요하지만 대중적 접근을 통해 울산학춤을 알리는데 효율적이라 생각, 체조를 고안했다”고 밝혔다.

2019년 만든 이후 시민들에게 첫 선을 보이기까지 시간이 걸린 이유에 대해서는 “시민들에게 보급하는 과정에서 어렵지 않고 좀 더 쉽게 동작을 따라 할 수 있도록 수정, 보완 시간이 필요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우리 지역의 고유문화를 알게 되고 전통문화와 접목된 생활 체조를 통해 건강도 함께 지킬 수 있다는 점에 참여 시민들과 어린이들이 많은 관심을 가져주시고 좋아해주셔서 뿌듯하다”고 말했다.

◇‘울산학춤체조’ 100회 챌린지 목표

그가 울산학춤과 인연을 맺게 된 것은 1997년께로 거슬러 올라간다. 울산학춤 창시자인 김성수 선생과 1997년 스승과 제자로서의 연을 맺으며, 춤의 길로 들어섰다.

김성수 선생을 보좌하며 울산학춤계승자 및 오랜 기간 사무국장 활동에 이어, 이후 2019년 울산학춤보존회 3대 회장직을 맡아 지금까지 이끌어오고 있다.

울산학춤은 신라시대 계변(학성)에서 발생한 계변천신 설화를 바탕으로 생성된 울산의 민속학춤이다. 1997년 김성수 선생에 의해 발표돼 현재 울산학춤보존회가 그 맥을 이어가고 있다. 다만 부산시 무형유산에 지정된 ‘동래학춤’이나 50년 가까이 된 ‘양산학춤’에 비해서는 역사도 짧고 관련 자료들의 객관성 및 주관적 추론 논란이 있어왔다.

박 회장은 “울산학춤은 <경상도지리지> ‘울산군’조의 계변천신 설화의 문헌적 바탕과 학을 직접 사육한 김성수 선생에 의해 생태적 사실성과 예술성을 가미한 춤”이라며 “복식에는 오방색을 접목해 한국의 전통성은 물론 영남춤만의 특징인 덧배기와 세련된 춤사위가 어우러진 울산의 민속춤이다”라고 말했다.

박 회장은 지금까지 가장 기억에 남는 공연으로 두 개를 꼽았다. 그는 “춤인생 28년 동안 1500회가 넘는 행사와 보존회 관련 공연 연출 및 출연을 해왔지만, 그중에 가장 애착이 남는 두 개의 공연이 있다. 2016년 신진예술가로 선정돼 처음으로 내이름 석자를 내건 ‘태화강바캉스’ 작품과 최근 울산학춤보존회 정기공연에서 울산학춤체조를 공식적으로 선보인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어 “내년에 울산지역 5개 구·군을 찾아가 구·군별 20회씩 ‘울산학춤체조 100회 챌린지’를 진행할 계획을 목표로 세우고 있다”며 “무엇보다 울산학춤보존회장으로서 울산학춤의 희소성과 가치, 그리고 전통성을 굳건히 지켜나가겠다”고 밝혔다.

차형석기자 stevecha@ks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