쾅 소리와 함께 정전…상가 영업중단 등 아수라장
2025-12-02 주하연 기자
경찰 등에 따르면 이날 낮 12시33분께 중구 명정사거리와 태화강국가정원 먹거리단지 일대에 갑작스러운 정전이 발생했다.
3분 뒤 “명정사거리에서 승용차가 전신주를 들이받았다”는 신고가 경찰에 접수되면서 정전이 교통사고로 인한 것임이 확인됐다.
사고 차량은 태화로에서 오산10길 방면으로 좌회전하던 중 도로 가장자리 전신주를 그대로 들이받은 것으로 파악된다.
충격으로 전신주가 인도 쪽으로 쓰러지며 인근 주택 2층 상부 벽 일부가 무너져 추가 피해가 발생했다.
60대 남성 운전자는 허리 통증을 호소해 병원으로 옮겨졌으며, 당시 음주 상태는 아니었고 면허에도 이상은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동승자는 없었고 주변 보행자나 다른 차량 피해도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사고 직후 ‘쾅’ 하는 충돌음에 놀란 주민들이 밖으로 쏟아져 나왔고 사거리 일대는 순식간에 소란스러운 분위기가 됐다.
사고 차량은 앞부분이 크게 찌그러져 반파됐으며, 에어백이 터지고 앞바퀴 타이어까지 파손되는 등 충격이 상당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쓰러진 전신주로 피해를 입은 주택 2층에 거주하는 홍한식(67)씨는 당시 상황을 전하며 놀란 마음을 감추지 못했다.
홍씨는 “퇴근하고 소파에서 자다가 큰 소리가 들려 깜짝 놀랐다”며 “벽이 무너져 내렸다. 놀라서 소파에서 떨어지며 어깨도 아프고 가슴이 계속 두근거린다. 병원에 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전신주가 넘어지면서 정전 피해도 컸다.
낮 12시33분부터 오후 1시7분까지 태화동 일대 상가·주택 484가구가 전기 공급이 끊겼다. 특히 점심시간대 정전은 상인들에게 큰 피해로 이어졌다.
명정사거리 인근에서 치킨집을 운영하는 김모(57)씨는 “쾅 소리와 동시에 전기가 나가 깜짝 놀라 밖으로 나가보니 사고가 나 있었다”며 “튀기던 닭도 마저 못 튀기고 오후 주문은 전부 취소했다. 교통 통제까지 겹쳐 장사는 물 건너갔다. 손해가 이만저만 아니다”고 토로했다.
신승진 태화강국가정원 상인회 회장도 “하필 점심시간에 정전돼 일대가 난리였다”며 “있던 손님들도 내보낼 수밖에 없었다. 피해가 크다”고 말했다.
한전은 쓰러진 전신주 교체·복구 작업에 5~6시간 가량이 소요될 것으로 내다봤다.
경찰은 차량 상태와 운전자의 과실 여부 등을 토대로 정확한 사고 원인을 조사중이다.
글·사진=주하연기자 joohy@ks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