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송해숙 한국여성경제인협회 울산지회장, “여성기업은 지역경제의 새로운 동력”

2025-12-03     서정혜 기자
울산은 조선·석유화학·비철금속 등 중화학공업 중심의 산업도시지만 여성 CEO가 이끄는 ‘여성기업’이 6만2000여곳으로 전체 43%에 달한다. 산업수도 울산에서 경제의 한 축으로 성장해 온 여성경제인의 지위 향상과 권익 보호를 위해 애쓰고 있는 송해숙 한국여성경제인협회 울산지회장을 만나봤다.

송 지회장은 올해 1월 취임해 ‘여성기업주간’ 맞이 다양한 행사를 진행하는 등 협회 활동으로 숨 가쁜 한 해를 보냈다.

송 지회장은 “여성기업주간은 여성기업에 대한 인식 개선을 위해 마련된 법정 주간으로 올해 4회째를 맞았다”며 “이번 행사로 지역 여성경제인에게 힘이 되고, 지역 사회에 여성 기업인의 가치를 다시 한번 알리는 계기가 됐다”고 말했다.

올해 울산에서는 여성기업주간을 맞아 지난 7월9일 롯데호텔 울산에서 울산여성경제인대회가 열렸다. 울산 여성기업 대표와 기업 유관 기관장 등 15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뛰어난 경영 성과와 활발한 지역 사회 공헌 활동 등으로 울산 경제 발전에 기여한 여성 기업인을 격려하는 시간으로 진행됐다.

또 ‘경영 그 이상을 만드는 힘, 여성 CEO의 매력자본’을 주제로 여성기업인 대상 경영 세미나도 마련됐다.

특히 울산여성경제인협회는 지역 여성기업인의 역량 강화를 위해 올해 여성경제인대회뿐만 아니라 연중 다양한 전문가 특강을 마련했다.

송 지회장은 “올해는 무엇보다 여성기업인들이 변화하는 경영환경에 능동적으로 대응할 수 있게 현장에서 도움이 되는 내용을 담는 데 집중했다”라면서 “AI 활용법·리더십·세무회계·법률 분쟁 대응 등 기업 운영 과정에서 자주 부딪히는 문제를 중심으로 주제를 선정하고, 관련 분야 전문가들을 초청해 총 4회의 경영세미나를 진행했다”고 소개했다.

이뿐만 아니라 울산여성경제인협회는 올해 여성기업 공공조달 판로 개척 지원을 위해 공공기관 구매상담회, 월례회 등도 진행했다. 전국적으로도 여성경제인협회는 여성창업 지원, 판로지원, 인력지원, 조사연구 등의 활동을 진행했다.

2023년 중소기업통계를 보면, 울산은 전체 중소기업 14만4111곳 중 43.5%인 6만2621곳이 여성기업이다. 이들 여성기업은 남성 기업에 비해 여성 근로자 고용률이 높아, 줄어드는 경제활동인구를 보완하고 경력단절 여성의 재취업을 촉진하며 저출생·지역 소멸 문제 완화에도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특히 울산 여성기업의 여성근로자 고용률은 76.6%로 남성기업(23.9%)의 세배를 훌쩍 넘고, 전국 여성기업 평균(71.7%) 보다도 높다.

송 지회장은 “제조업 중심의 산업구조와 여성 경제활동인구 감소가 겹친 울산에서 여성기업은 높은 여성 고용률을 유지해왔다”며 “이를 기반으로 제조업 외 서비스·IT·창의산업 등으로 산업을 다각화하고, 여성의 경력단절을 완화하는 등 지역경제 안정에 기여하는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서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러한 긍정적 역할에도 불구하고, 울산에서 여성기업에 대한 지자체 지원은 부산·대구 등 인근 지역에 비해 아직 부족한 것이 현실이다.

송 지회장은 “여성기업에 대한 수의계약 한도가 최대 1억원으로 상향됐지만, 아직 공공기관에서는 입찰방식을 고수하거나 제도 변경 내용을 인지하지 못하고 있다”며 “제도가 실질적으로 작동하기 위해서는 공공기관 담당자를 대상으로 한 인식 개선과 수의계약 지원 등 행정 절차 지원이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특히 “여성 기업의 창업과 성장 지원, 경영 역량 강화, 판로 확대, 네트워크 구축 등 다양한 사업을 전문성 있게 진행하기 위해서는 지자체 지원이 확대돼야한다”고 덧붙였다.

마지막으로 송 지회장은 “취임 후 지난 1년 울산 여성기업인과 함께 공동의 성장을 위해 현실적인 어려움을 조금이나마 해소하기 위한 여러 사업을 추진해왔다”며 “내년에는 회원수를 꾸준히 확대해 법정 여성경제단체로서 대표성을 강화하고, 교육과 법률 상담 등 회원들이 한 발 더 나아갈 수 있는 사업들을 다각도로 고민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한국여성경제인협회는 우리나라 최초의 법정 여성경제단체로 여성 기업인의 지위 향상과 권익 보호, 여성의 경제활동 참여와 창업 촉진, 여성경제인의 공동 이익 증진과 건전한 발전 도모를 위해 지난 1999년 설립됐다.

울산지회는 지난 2002년 설립돼 울산 여성기업인의 발전을 위한 다양한 사업을 해오고 있다.

서정혜기자 sjh3783@ks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