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도 쿠팡 탈퇴·집단소송 움직임

2025-12-04     신동섭 기자

쿠팡의 대규모 개인정보 유출 사태와 지마켓 명의도용 결제 피해가 잇따르면서 시민들의 불안이 정점으로 치닫고 있다. 단순한 유출 공포를 넘어 실제 결제 피해 사례까지 겹치자, 지역에서는 쿠팡 탈퇴와 집단 손해배상 소송 참여 움직임이 동시에 확산하고 있다. 변호사 자격을 보유한 공무원이 나서 동료와 가족들을 묶는 집단소송 준비까지 이뤄지고 있다.

3일 본보 취재를 종합하면, 1년 사이 개인정보가 세 번이나 유출된 A씨는 “처음엔 SKT에서 개인정보가 유출됐다고 해서 KT로 옮겼더니 KT도 유출됐고, 이번에는 생각지 않던 쿠팡에서까지 정보가 새 나갔다”며 “이제는 개인정보가 공공정보로 둔갑해 돌아다니는 느낌이다. 영업하면서 모르는 번호로 전화가 많이 오는데, 이제는 보이스피싱이 아닌지 의심부터 들 정도다”고 토로했다.

이 같은 시민들의 체감 불안은 쿠팡과 지마켓을 둘러싼 현재 상황과 맞물려 커지고 있다. 특히 이름과 이메일, 연락처, 주소는 물론 공동현관 비밀번호까지 유출됐다는 사실이 알려지며 소비자들의 불안을 증폭시켰다.

게다가 지마켓 쪽에서도 실제 명의도용 결제 피해가 보고되면서 시민들의 체감 위기감이 한층 높아졌다.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쿠팡에서 고객정보가 털리고, 지마켓에서 그 정보가 악용된 것 아니냐”는 추정까지 나오며 두 사건을 연결해 바라보는 시각도 적지 않다.

이 같은 분위기 속에서 ‘탈쿠팡’과 ‘집단 소송’ 움직임도 뚜렷하다. 온라인 카페와 SNS에는 ‘쿠팡 탈퇴했습니다’ ‘쿠팡 와우 해지 완료’라는 글뿐만 아니라 집단소송 방법 문의글도 적지 않다.

온라인상에서는 이미 여러 건의 쿠팡 관련 집단소송 카페가 개설돼 있고, 시민들도 이들 카페와 각종 오픈채팅방에 합류하고 있다.

집단소송 움직임은 공직 사회에도 번지고 있다. 울산의 한 지자체 법무팀에서 근무하는 직원은 최근 모바일 오픈 채팅방을 개설하고, 동료 공무원들과 그 직계 가족들을 대상으로 쿠팡 개인정보 유출과 관련한 손해배상 소송 인원을 모으고 있다. 소송 인원이 어느 정도 모이면 단체로 로펌에 의뢰하기 위해서다. 현재 이 채팅방에는 200여명이 참여 중이다.

B씨는 “손해배상 소송에 참여한 사람에게만 배상해 줄 거라는 말이 있어 집단소송 카페를 찾아보고 서류를 모으고 있다. 가만히 있으면 나만 손해 보는 것 같아 소송을 준비 중”이라며 “쿠팡이 정확히 어떤 정보가 언제, 어떻게 유출됐는지 투명하게 공개하고, 재발 방지 대책과 피해자 보상 방안을 명확히 내놓지 않으면 탈퇴와 소송 움직임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신동섭기자 shingiza@ks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