팥값 폭등에 붕어빵 3개 2500원 ‘사먹기 무섭네’
2025-12-04 오상민 기자
3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전날 기준 울산 지역 붉은 팥(국산·상품) 500g 소매가격은 1만1200원으로 조사됐다. 이는 평년 가격인 7289원과 비교해 53.6%나 치솟은 수치다. 지난해 같은 기간(9948원)과 견줘도 12.6% 올랐다. 전월(1만3250원)보다는 소폭 내렸으나 여전히 1만원대를 웃도는 고시세가 유지되고 있다.
가격 급등의 배경에는 ‘기후 위기’가 자리한다.
국내산 팥은 발아기와 개화기인 7~9월 날씨 영향을 크게 받는다. 올해는 이 시기에 기록적인 폭염과 가뭄, 집중호우가 겹치며 작황이 부진해 생산량이 뚝 떨어졌다.
실제 국내 팥 재배 면적은 최근 4년 새 37% 줄었고, 생산량 역시 26% 급감한 것으로 나타났다. 여기에 고환율 여파로 수입산 가격까지 올라 대체 효과도 미미한 실정이다.
설상가상으로 붕어빵과 호떡의 주재료인 밀가루, 설탕, 식용유 가격 오름세도 매섭다.
지난 10월 기준 밀가루 수입 가격은 1㎏당 1545원으로 전년 대비 12% 가까이 뛰었다. 설탕은 1㎏당 1099원으로 6% 이상, 식용유는 1929원으로 18.7% 상승해 원가 부담을 가중시키고 있다.
원자재 비용 상승은 곧장 겨울철 길거리 음식 가격표를 바꿔놨다.
기본 호떡 가격은 개당 1500원 선에 형성됐으며, 속 재료에 따라 2000원에서 최대 3000원에 육박하기도 한다.
포장마차 어묵 가격도 지난 겨울보다 100~200원가량 인상돼 서민들의 지갑을 닫게 만들고 있다. 붕어빵 가격 역시 3개 2000원으로 가격대가 형성돼 있으며, 2500원에 판매하는 곳도 나오고 있다.
이처럼 팥을 비롯한 제반 식자재 물가가 치솟으면서 다가오는 동지에 팥죽을 쑤어 먹거나, 퇴근길 붕어빵을 사 가는 서민들의 소박한 즐거움마저 부담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올해는 여름철 폭염 등 기상 악화로 팥 작황이 워낙 좋지 않아 초기 반입 물량 자체가 부족한 상황”이라며 “동지를 앞두고 수요가 몰리는 시기인 만큼 당분간 가격 강세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글·사진=오상민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