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대 의대생, 내년부터 울산서 교육

2025-12-09     석현주 기자
서울아산병원에서 대부분의 수업을 진행해 ‘무늬만 지방 의대’라는 비판을 받아온 울산대학교 의과대학이 설립 37년 만에 본교 중심 교육 체제로 전환된다.

울산시는 울산대학교 의과대학이 해부학 실습실 등 주요 교육시설 구축을 마무리하고 내년부터 울산에서 본격적인 의대 교육을 실시한다고 8일 밝혔다.

이에 따라 예과 1·2학년과 본과 1학년의 이론 수업은 울산 본교에서 진행되고, 임상실습은 울산대병원, 서울아산병원, 강릉아산병원 등에서 이뤄진다.

울산대 의대는 1988년 설립 이후 부속 병원 부재로 서울아산병원에서 교육을 진행해 왔다.

때문에 열악한 지역 의료 문제를 해결할 목적으로 세워진 지방 의대가 정작 지역 사회에 제대로 기여하지 못한다는 비판이 꾸준히 제기됐다.

국정감사 등에서도 관련 논란이 불거지자 교육부는 2021년 지방 사립 의대 운영 실태조사를 벌여 울산대를 포함한 6개 대학에 시정권고를 내린 바 있다.

이후 시와 울산대는 의대의 본교 중심 교육을 목표로 2022년부터 단계별 이행계획을 추진했다.

첫해에는 입시요강과 교육체계를 정비했고, 올해 3월에는 옛 한마음회관을 리모델링해 아산의학관을 개관하는 등 의학교육을 위한 핵심 시설을 갖췄다.

이어 지난 7월에는 ‘지역 의료와 울산의대 상생 발전을 위한 업무 협약’을 체결, 울산대 의대 졸업생이 지역에 정착해 지역 의료와 교육이 함께 성장할 수 있는 기반도 마련했다.

이를 통해 지역 의료 인력 부족 해소, 의료 연구 역량 강화, 의료·생명건강산업 육성 등 미래 의료산업의 성장 토대를 구축한다는 계획이다.

현재 아산의학관은 이론교육, 실습교육, 도서관, 학생 공간 등 의대 교육에 필요한 기능을 모두 갖춘 상태다. 다만 교수들의 안정적인 정착과 연구 환경 강화를 위한 교수 연구실과 연구 공간은 내년 3월까지 추가로 구축하기로 했다.

오연천 울산대 총장은 “전국 최고 수준의 의학교육과 세계적 역량을 함께 확보할 수 있는 가능성을 보여주는 중요한 전환점”이라며 “앞으로 교육 기반과 연구 환경을 지속적으로 강화하고, 울산시와 지역 의료기관, 서울아산병원과의 협력을 확대해 초일류 의과대학의 기반을 공고히 하겠다”고 말했다.

김두겸 울산시장은 “비로소 온전한 ‘울산대의대’가 탄생했다”며 “우수한 인재가 울산에서 배우고 다시 울산에 기여하는 선순환 구조가 자리 잡아 지역 의료와 교육이 함께 성장해 나갈 것“이라고 기대했다.

석현주기자 hyunju021@ks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