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독점 ‘바이오 폴리카보네이트’, 울산 연구팀이 국산화 성공했다
폴리카보네이트 대체 소재
기존 일본 제품과 비교해
독성 낮고 강도 높아 주목
2019-10-15 이형중 기자
한국화학연구원은 울산 바이오화학연구센터 박제영·오동엽·황성연 박사 연구팀이 식물성 성분인 아이소소바이드와 나노 셀룰로스를 이용해 고기능성 바이오 폴리카보네이트를 만들었다고 15일 밝혔다.
바이오 폴리카보네이트는 폴리카보네이트를 대체할 수 있는 소재다. 폴리카보네이트는 환경호르몬 유발 물질인 비스페놀 A(BPA)를 포함하고 있다.
지금까지 바이오 폴리카보네이트를 상용화한 건 일본의 미쓰비시케미컬이 유일했다.
화학연 연구팀은 포도당에서 유래한 화합물 아이소소바이드에 나노 셀룰로스 보강재를 섞는 원천 기술을 고안했다. 유사한 화합물끼리 서로 잘 섞이는 원리를 적용했다. 아이소소바이드와 나노 셀룰로스 모두 물을 좋아하는 성질(친수성)을 지녔다는 점에 착안했다.
이번에 개발된 바이오 폴리카보네이트의 인장강도(튼튼한 정도)는 93㎫(메가파스칼)을 기록했다. 현존하는 석유·바이오 폴리카보네이트를 통틀어 가장 높은 수준이다. 흔히 쓰이는 석유 폴리카보네이트 인장강도는 55~75㎫, 일본 미쓰비시케미컬 바이오 폴리카보네이트는 64~79㎫ 정도라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플라스틱 투명도를 나타내는 투과율은 93%를 기록했다. 장기간 자외선에 노출되더라도 변색할 우려도 없다. 석유 폴리카보네이트와 달리 벤젠 고리가 없어서다.
예컨대 자동차 선루프나 헤드램프, 고속도로 방음 시설, 스마트폰 같은 전자기기 외장재에 활용할 수 있다.
연구팀은 동물 염증 실험을 통해 독성 역시 낮다는 것을 확인했다. 연구팀은 “영유아들이 입에 가져다 대도 안전해 장난감, 젖병, 유모차 소재뿐 아니라 임플란트와 인공 뼈 등 의료 소재로 개발할 수 있다는 뜻”고 설명했다.
연구 결과는 영국왕립화학회 ‘그린 케미스트리’(Green Chemistry) 10월호에 전면 표지 논문으로 실렸고, ‘2019년 주목할 논문’에 선정되기도 했다.
바이오화학연구센터측은 “플라스틱에 대한 불안감이 확산하는 상황에서 국민이 안심하고 쓸 수 있는 바이오 플라스틱을 국내 독자기술로 개발하겠다”고 말했다.
이형중기자 leehj@ks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