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 13세 수상구조사 등장…10대 합격 잇따라

2025-12-15     김은정 기자
울산에서 10대 수상구조사 합격자가 잇따라 배출되며 시험에 대한 지역 사회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강인한 체력과 고도의 전문 기술을 동시에 요구하는 고난도 시험을 청소년들이 통과하면서 ‘10대도 가능한 전문 자격’이라는 인식이 확산되는 분위기다.

14일 본보 취재를 종합하면 동구 현대중학교 1학년 조승모군은 지난 11월 치러진 수상구조사 자격시험에 합격했다. 그동안 울산에서 훈련을 이어왔는데, 지역 내 접수가 어려워 시험은 창원에서 치렀다. 조군은 13세의 나이로 합격해 연령 기준으로는 울산 최연소 합격자 타이 기록을 세웠다.

조군은 수영장을 다니다가 형들이 수상구조사 시험을 준비하는 모습을 지켜보며 도전을 결심했다. 자격 취득을 위해서는 64시간 이상의 전문교육 이수가 필수인 만큼 방학 기간을 활용해 지정 교육기관에서 집중 훈련을 받았다. 이후 약 3~4개월 동안은 매일 새벽 수영장과 학교를 오가며 개인 훈련을 이어갔다.

가장 힘들었던 종목은 다리만 사용해 물 위에 떠 있는 상태를 5분간 유지해야 하는 ‘입영’이었다. 조군은 “훈련을 마치고 집에 돌아오면 다리가 퉁퉁 붓는 게 일상이었다”며 “체력 소모가 커 포기하고 싶을 때도 있었지만 끝까지 버텼다”고 말했다.

정확한 동작으로 구조 대상자를 들어 올려 이동시키는 종합구조 평가 역시 만만치 않았지만, 또래에 비해 큰 체격이 강점으로 작용했다.

수상구조사 시험은 단순한 수영 능력 평가를 넘어 실제 구조 상황을 가정하기 때문에 고강도 시험으로 분류된다. 자유형·평영 등 기본 수영 종목은 물론, 익수자 구조와 구조 이후 심폐소생술(CPR) 등 응급처치 능력까지 종합적으로 평가한다.

지친 상태에서도 정확한 동작과 판단력을 유지해야 해 성인 응시자들 사이에서도 탈락률이 적지 않다.

이 같은 시험 특성상 수상구조사 자격은 체력 기준이 성인 중심으로 설계돼 있어 10대에게는 부담이 큰 시험으로 여겨져 왔다. 그럼에도 최근에는 체계적인 훈련을 거친 청소년 합격자가 늘면서 시험에 대한 인식도 달라지고 있다.

실제로 조 군이 다니고 있는 동구국민체육센터 관계자는 “학생들 사이에서도 합격자가 나오기 시작하면서 수상구조사를 목표로 준비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고 말했다.

올해 울산에서 수상구조사 시험에 합격한 74명 가운데 10대는 21명으로 집계됐다. 이 가운데 최연소 합격자는 조군과 동갑인 13세다.

김은정기자 k2129173@ks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