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르화실 단체전 ‘초록서랍’, 일상 속 감정들 자연과 풍경에 녹여내

2025-12-16     차형석 기자
식물과 풍경, 자연물을 주제로 한 울산 피르화실의 단체전이 15일 개막해 21일까지 남구 달동 갤러리큐(왕생로 88)에서 개최된다.

피르화실은 식물을 주로 그리는 콘셉트의 화실로 지난해 상반기 문을 열었다. 화실 이름 ‘피르’는 임효정 대표가 풀벌레가 우는 소리에서 영감을 받아 직접 지었다.

‘초록서랍’이라는 타이틀의 이번 전시는 기억의 단편들을 꺼내어 시각적으로 풀어내는 전시다. ‘초록서랍’은 각자가 마음속에 오랫동안 간직해온 장면과 감정을 서랍에서 꺼내어 펼쳐보는 행위를 상징한다. ‘서랍’이라는 은유를 통해, 개인이 간직해온 기억, 감정, 장면을 꺼내어 이미지와 연결해 표현한 작품들로 구성돼 있다.

참여 작가들은 피르화실에서 수업을 듣는 수강생으로, 각자의 방식으로 일상의 감정들을 회화적으로 번역하고 있다.

이번 전시는 김미영, 박수정, 조은별, 최현우, 임효정 작가가 참여해 13점을 선보인다.

김미영 작가의 ‘그 시절’은 “반짝였던 과거의 기억이 지금의 나를 비추어 주고, 앞으로도 찬란한 빛으로 남길 바라는 뜻”의 작품이고, 박수정 작가의 ‘겨울의 약속’은 눈 덮인 광활할 대지 위 굳건히 서 있는 나무가 작가의 오랜 여행의 꿈으로, “언젠가 그 곳에 따뜻한 발자국을 남길 그날을 기약”하는 뜻을 담고 있다.

또 최현우 작가의 ‘홀씨’는 “문득 일상의 반복됨을 느낄 때 그 자리를 벗어나 바람 따라 흩날리고 싶다”라는 작가의 바람을 담았고, 임효정 작가의 ‘빛이 머물던 순간’은 스쳐 지나간 자연의 색과 따뜻한 기억의 잔상을 담았다.

갤러리 측은 전시 의도와 관련 “자연물과 풍경 속에서 포착되는 개인적 서사를 그림으로 풀어내며, 시각적으로 재해석하고, 관람객에게도 자신의 서랍을 열어보는 경험을 제공하고자 마련했다”고 밝혔다.

관람시간은 평일 오전 11시부터 오후 6시까지며, 토요일은 오후 1시부터 오후 6시까지 운영한다. 문의 261·9101.

차형석기자 stevecha@ks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