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KTX-이음 정차역 확대, 울산 이동권의 변화
2025-12-16 이애정
특히 태화강역 정차 확대는 의미가 크다. 열차의 편의는 접근성에서 갈린다. 도심 한가운데 있는 태화강역에 KTX-이음 정차가 늘면 출장과 통근, 통학은 물론 의료·행정 이동까지 일상의 이동 방식이 달라진다. 중앙선 증편에 더해 동해선 KTX-이음까지 연결되면서 태화강역은 수도권과 강원권을 잇는 도심형 KTX-이음 거점으로 기능을 넓히게 됐다. 역세권 상권과 방문 수요 증가도 기대할 만하다.
북울산역과 남창역 정차 확정 역시 환영할 일이다. 두 지역이 이어온 정차 유치 노력은 지역 이기주의로 매도할 수 없는, 교통 불편과 잠재 수요를 정책 의제로 끌어올린 과정이었다. 울산 내부에서도 생활권이 나뉘는 만큼, KTX-이음 접근성을 한 곳에만 집중시키지 않겠다는 방향 자체는 타당하다.
다만 남창역이 하루 상·하행 각 1회에 그친 점은 아쉽다. 온산국가산업단지와 향후 개발 수요를 고려하면 시간표 선택권이 지나치게 좁다. 태화강역까지의 접근성이 낮은 현실을 감안하면 체감 편익은 더욱 제한될 수밖에 없다. 그래서 정차 확정은 종착점이 아니라 보완의 출발선이어야 한다.
관건은 운영과 연계다. 태화강역을 중심으로 버스 환승 동선과 배차를 재정비하고, 주차와 혼잡 관리까지 포함한 접근 교통체계를 함께 손봐야 한다. 열차가 늘어도 ‘마지막 1㎞’가 불편하면 KTX-이음 증편 효과는 반감될 수밖에 없다. 북울산과 남창 역시 산업단지 통근 수요를 고려한 연계 교통 강화 없이는 정차의 의미가 퇴색될 수 있다.
KTX-이음 열차 증편과 더불어 울산시는 2028년 국제정원박람회 개최에 맞춰 고속열차인 KTX-산천의 태화강역 정차를 추진하고 있다. KTX-이음이 도심형 생활열차라면, KTX-산천 정차는 울산 철도 체계의 무게중심을 한 단계 끌어올리는 전환점이 될 수 있다. 태화강역과 울산역 두 축을 중심으로 고속 철도망이 갖춰질 때, 울산은 비로소 철도 중심도시로 도약할 기반을 갖추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