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영성 일대 역사문화자원 ‘ㅂ’자로 연결

2025-12-18     주하연 기자

울산 중구가 병영성 일대에 흩어져 있는 역사·문화 자원을 한글로 엮는 ‘초성길’ 조성에 나섰다. 기존 거점을 연결해 구도심 관광의 흐름을 만들겠다는 구상인데, 실제 관광객 유입으로 이어질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17일 본보 취재를 종합하면, 중구는 병영에 이미 조성돼 있는 역사·문화 자원을 하나의 동선으로 묶어 관광 콘텐츠로 활용하기 위해 한글 초성 ‘ㅂ’을 형상화한 이른바 ‘비읍길’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비읍길은 병영성, 삼일사, 하마비, 외솔기념관, 어련당, 산전만화도서관 등 병영 일대 주요 거점을 ‘ㅂ’자 형태로 연결한 것이 특징이다.

새로운 시설을 대규모로 조성하기보다는, 기존에 자리 잡은 공간을 한글이라는 공통된 키워드로 엮어 하나의 이야기와 흐름을 만들겠다는 구상이다.

해당 사업은 공무원 아이디어에서 출발한 신규 사업으로, 병영의 공간 구조를 적극 활용했다는 점에서 눈길을 끈다.

중구는 최근 비읍길 거점 가운데 어련당과 산전만화도서관에 키오스크 형태의 안내 시설을 설치했다.

키오스크를 통해 병영 일대의 역사·문화 시설과 관광 정보를 제공하고, 방문객이 비읍길을 따라 주요 거점을 순환하며 둘러볼 수 있도록 유도한다는 방침이다.

다만 비읍길 조성이 실제 관광객 유입으로 이어지게 하기 위해서는 풀어야 할 과제가 많다.

병영 일대는 중구를 대표하는 역사문화 공간이지만, 외부 방문객을 지속적으로 끌어들이는 데는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 꾸준히 제기돼 왔다.

한글 초성길이 단순한 동선 정리에 그칠 경우 체감 효과가 크지 않을 수 있다는 점에서 콘텐츠의 확장성과 활용도가 관건이 될 전망이다.

중구는 이번 사업을 단기적인 관광 성과보다는 병영 일대 콘텐츠를 단계적으로 쌓아가는 과정으로 보고 있다.

중구 관계자는 “비읍길 하나만을 보기 위해 관광객이 찾는 데는 한계가 있을 수 있지만, 병영에 이미 존재하는 역사·문화 자원을 한글이라는 키워드로 연결해 하나의 관광 자원으로 인식되도록 하는 데 의미가 있다”며 “공무원들의 아이디어를 바탕으로 한글 관련 사업을 지속적으로 발굴하고, 우수 사례에 대해서는 내부 심사를 거쳐 내년 시상도 계획하고 있다”고 말했다.

주하연기자 joohy@ks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