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대 어워드 석권…건축·디자인 경계 허물다
“건축과 디자인의 융합에 대한 오랜 고민과 연구가 국제 무대에서 공감받았다는 점에서 뜻깊습니다.”
김범관(사진) 울산대학교 스마트도시융합학부 교수가 ‘2025 국제디자인어워드(IDA)’에서 건축과 제품 디자인 두 분야에서 각각 본상과 동상을 동시에 수상했다. 또 아키텍처 마스터프라이즈(Architecture Masterprize·AMP), BLT Built Design Awards 등 세계 3대 디자인어워드에서 모두 수상하며 건축과 디자인의 융합연구에 대한 성과를 인정받고 있다.
국제디자인어워드(IDA)는 디자인 분야 비전을 가진 인물 발굴을 위해 지난 2007년 창설돼 올해로 19회를 맞았다. 해마다 건축·인테리어·제품·그래픽·패션 등 5개 분야를 시상하는데, 올해는 70여개국 작가 및 연구자들이 출품했다. 지속가능성과 기술·디자인의 융합 등 사회적 의미를 지닌 프로젝트들이 수상작으로 선정됐다.
김 교수는 건축 부문에서 공공건축 프로젝트 ‘간절루(艮絶樓, Ganjeollu)’로, 제품 디자인 부문에서는 에너지 생산형 파사드 시스템 ‘VINE’으로 수상 명단에 이름을 올리며, 서로 다른 두 디자인 분야에서 모두 본상과 동상을 동시에 수상하는 성과를 거뒀다.
건축 분야 수상작 ‘간절루’는 울산 울주군 간절곶에 계획된 목조 공공건축으로, 전통 누각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해 지역의 지형과 역사, 장소성을 구조와 공간으로 풀어낸 프로젝트다. 비정형 지붕 구조와 간절곶 일출 색을 반영한 ‘7색 지붕 패널’을 적용해 서사적 공공건축으로 평가받았다.
김 교수는 ‘간절루’로 아키텍처 마스터프라이즈(Architecture Masterprize·AMP)의 건축분야 위너(Winner)도 수상했다.
제품 디자인 분야 수상작 ‘VINE’은 덩굴의 성장 원리를 모티프로 한 에너지 생산형 BIPV 파사드 시스템으로, 인공지 기반 설계와 비정형 태양광 모듈 기술을 결합했다. 실증을 통해 기존 태양광 패널의 한계를 넘어서는 발전 효율과 기술·공간적 가치를 입증했으며, BLT Built Design Awards 2025 최고상 수상작이기도 하다.
이번 수상은 한국 디자인·건축계에서 요구돼 온 융합형 전문가 모델이 국제 디자인 무대에서도 충분한 경쟁력을 갖췄음을 보여주는 상징적 성과로 평가된다.
김범관 교수는 “간절루와 VINE은 공공건축과 제품·에너지 디자인이라는 서로 다른 영역의 작업이지만, 지역에서 항상 고민해 왔던 장소·기술·환경을 통합적으로 바라보는 하나의 질문에서 출발한 프로젝트”라며 “건축과 디자인이 동시대 사회와 환경에 어떤 역할을 할 수 있는지를 실험하고 실증해 온 과정이 의미 있게 평가된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울산이라는 산업 도시의 지역성과 기술 환경을 바탕으로 한 연구와 시도가 더 넓게 공유되고, 국제적인 협력과 실험으로 확장되기를 기대한다”며 “이번 수상을 하나의 결과가 아닌, 다음 질문을 향한 출발점으로 삼고 싶다”고 덧붙였다. 차형석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