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지방시대위원회’에 거는 기대

2025-12-22     경상일보

대통령 직속 지방시대위원회는 2026년 첫 부처 업무보고에서, 국가 균형성장을 위한 ‘5극 3특 국토공간 대전환 전략’과 ‘자치분권 기반 강화 추진방안’을 발표했다.

‘5극 3특’은 전국을 수도권·동남권·대경권·중부권·호남권 등 5개의 초광역권과 강원도·전라북도·제주도 등 3개의 특별자치도로 재편하는 균형성장 추진전략이다.

그동안 균형발전 패러다임은 인구, 소득, 기업, 교통 인프라, 교육, 의료 등 전 분야에서 수도권 일극(一極) 초집중으로 이어졌고, 이에 따라 경제적 양극화와 불균형이 초래됐다. 그러므로 향후의 균형발전 정책은 새로운 패러다임으로 전환돼야 하며, 특히 인공지능(AI)과 기후위기 시대에는 전 국토를 골고루 넓게 쓰는 국토공간 대전환 전략이 필요하다. 균형발전은 지방에 대한 일시적 배려나 시혜(施惠)가 아니라, 국가의 생존을 위한 핵심전략이기 때문이다.

그런 면에서 지금이야말로 국토 전체를 전략적 생산공간으로 재구성해야 할 적기(適期)다.

이를 위해 지역별 미래 전략산업을 발굴하는 ‘5극 3특 성장엔진’ 구축 작업이 추진된다. 중앙과 지방의 협업(協業)을 통해 ‘5극 3특’ 권역별 미래 전략산업을 발굴하고, 범부처 패키지 지원으로 지역의 성장 기반을 구축한다는 구상이다. 비수도권 투자의 절실함을 감안해, 대기업 지방 이전과 신규 투자를 유도하는 지원책도 대폭 확대된다. 권역별 특화산업과 메가특구를 연계한 기업의 재배치, 지방 이전 기업에 대한 인센티브 확대, 자율 연구개발(R&D) 체계 도입, 산업단지 인근 주거 및 정주환경 개선, 스타트업과 중소기업의 지원 확대, 지역성장펀드 조성 등을 통해 지역 산업 생태계를 강화한다.

전략산업을 뒷받침할 지방대학 육성도 핵심 과제로 제시됐다. ‘5극 3특’ 권역별 성장엔진 전략산업과 연계해 거점 국립대에 ‘특성화 연구대학’을 집중 육성하고, RISE 사업(지역혁신중심대학지원체계)를 통한 대학 간 공유 및 협력, 지·산·학·연 협력 강화로 지역산업과 대학의 동반성장을 도모한다.

울산도 울산대학교 글로컬대학 및 교육발전특구 지정을 잘 활용해, 산업현장 맞춤형 지역인재 육성에 적극 나서야 한다.

아울러 첨단산단과 도심융합특구, 신도시를 결합한 기업형 첨단도시 조성과 권역별 창업도시를 조성하고, ‘메가특구’를 도입해 국내 최고 수준의 산업별 맞춤형 규제 특례와 정책 패키지를 추진한다. 또한, 대중교통망 확충으로 권역 내 1시간 단일 생활권 구축 역시 균형발전 전략의 핵심 축으로 제시됐다. 울산은 이번에 결정된 KTX-이음 중앙선 증편과 동해선 신규 운행을 비롯해, 울산~양산~부산 광역철도, 동남권 순환광역철도, 울산 도시철도 1·2호선이 2032년까지 순차적으로 개통되면, 철도 중심도시로 위상을 갖추게 된다.

태화강역과 울산역 2개 고속철도역을 중심으로 도시 발전과 부·울·경 철도시대를 선도하는 도시로 발돋움할 것이다.

지방분권과 균형발전 전략을 종합적으로 제시하는 ‘2025 대한민국 지방시대 엑스포’가 지난 11월 UECO에서 진행된 바 있다. ‘K-BALANCE 2025’라는 슬로건을 내건 올해 행사에서 울산은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등재된 반구천의 암각화, 태화강 국가정원 등을 비롯한 울산의 명소와 대표 산업현장을 둘러보는 ‘문화관광 투어’와 ‘산업현장 투어’도 진행해, 울산의 현재와 미래 가능성을 폭넓게 체험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했다.

울산이 해오름동맹 및 부울경초광역경제동맹의 기둥이 돼 ‘대한민국 산업수도권’을 주도하자. 산업수도권이 성과를 내려면 자동차, 조선, 석유화학, 비철금속, 철강, 기계, 항공 등 특화된 주력산업의 고도화와 AI 대전환(AX)으로 글로벌 경쟁력을 키워야 한다. 아울러 제조 AI 및 디지털 산업 등에 집중적인 투자를 해야 한다. 지방 균형발전과 삶의 질 격차 해소를 위해서는 ‘지방우대 사회’로의 전환이 필수다. ‘한국경제의 심장’인 울산이 ‘대한민국 산업수도권’의 중심으로 굳건한 위상을 구축해 명실상부한 지방시대 및 국가 균형발전을 선도하자. 지방이 살아야 나라가 산다.

이동구 울산대학교 초빙교수 한국화학연구원 명예연구원 디지털혁신 U포럼 위원장·공학박사

※외부원고는 본보의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