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2026년 울산 시정, 계획보다 실행이다

2025-12-23     경상일보

울산시가 22일 ‘2026년 달라지는 제도와 시책’을 발표했다. 6대 분야 82건의 울산 달라지는 내년 제도와 시책은 방향 제시보다 언제, 무엇이 달라지는지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산재전문공공병원이 문을 열고, 프로야구단이 창단돼 퓨처스리그에 참가한다. 노인 시내버스 무료 이용 연령은 낮아지고, 돌봄·문화·생활환경과 관련한 제도도 개선된다. 이런 제도와 시책 변화가 시민 삶의 질을 향상시킬 것으로 기대된다.

산업 분야에서도 변화의 방식이 달라졌다. 수중데이터센터 표준모델 개발, 암모니아 벙커링 규제자유특구, 석유·화학 AX 실증산단, 방산혁신클러스터 지정은 모두 내년부터 본격 추진 단계에 들어간다. 중소기업 AI 기반 육성자금 신설과 지역 주도형 AI 대전환 연계 지원, ‘울산 창업 시리즈’ 재편 역시 현장 적용을 전제로 한다. 이제 울산 산업정책의 성패는 얼마나 많은 사업을 벌였는가가 아니라, 투자와 고용으로 이어졌는가로 평가받게 된다.

생활 분야 변화는 더욱 더 피부에 와닿는다. 어린이집 급·간식비 단가 인상과 식판 세척·소독비 지원, 기준 중위소득 인상에 따른 복지 대상 확대는 양육과 생활 부담을 낮추는 정책이다. 산재전문공공병원 개원, 치매 치료·관리비 확대, 자살 유족 원스톱 지원은 의료·안전망을 실제 제도로 완성한다. 교통 분야에서는 시내버스 무료 이용 대상이 70세 이상으로 확대되고, 지갑 없는 주차장과 공업탑 로터리 교통체계 개선이 추진된다. 체감은 빠르지만, 재정 지속성과 서비스 품질 관리가 함께 따라야 할 영역이다.

문화·관광·체육 정책도 방향은 분명하다. 청년문화예술패스 확대와 무장애 관광교통수단 도입, 반구천 일원의 세계암각화센터 조성, 프로야구단 창단과 퓨처스리그 참가는 시민 여가와 도시 이미지를 함께 겨냥한 선택이다. 다만 스포츠 열기를 띄우는 것만큼, 구단 운영비에 대한 공공 지원의 범위와 조건, 적자 발생 시 책임 구조를 분명히 하는 일도 함께 짚어야 할 과제가 됐다. 기대와 응원만으로는 지속성을 담보할 수 없다.

앞으로 울산 시정을 바라보는 기준은 분명해질 것이다. 발표된 제도들이 실제 생활과 산업 현장에서 어떻게 작동하는지, 그 결과가 시민의 일상과 지역 경제에 어떤 변화를 가져오는지가 곧 시정 운영의 평가 잣대가 된다.

내년 이맘때 울산시정은 사업의 나열식 숫자가 아니라, 체감된 변화와 현장에서 확인된 성과로 평가받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