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의 삶과 역사의 충돌이 남긴 상처 담아내

2025-12-23     차형석 기자

이충호 소설가의 소설집 <그 어두운 밤의 우수>가 출간됐다.

이번 작품집은 최근에 ‘한국소설’을 비롯한 각종 문예지에 발표한 신작 단편과 11개 유명 문학상 수상작, 그리고 장편소설의 일부를 단편 형식으로 새롭게 재구성한 작품들이 유기적으로 엮이며, 작가의 문학 세계를 총체적으로 집약한 결정판이다.

총 15편의 단편으로 시대사의 음영, 고통의 기억, 디아스포라의 상처, 삶의 난관을 마주하는 인간의 응전을 다양한 시공간을 넘나들며 세밀하게 드러낸다.

독립군에 가담했다가 러시아 자유시 참변에서 희생된 할아버지의 흔적을 찾아가는 화자의 우울한 내면세계를 그려낸 작품으로, 2023년 ‘한국문학우수작품상’ 수상작인 표제작 ‘그 어두운 밤의 우수’를 비롯해 ‘사하라’ ‘종소리를 찾아서’ 등 시대의 어둠과 갈등, 역사적 서사가 교차하는 작품들까지, 한 개인의 삶과 역사가 충돌하며 남긴 상흔을 입체적으로 담아내는 작품들이다.

이 작품집은 단편과 장편의 감각이 조화롭게 공존한다. 1부는 신작과 문학상 수상작을 중심으로, 시대사와 개인의 삶이 부딪히며 남긴 생채기들을 섬세하게 묘파한다. 2부는 장편소설의 일부를 정제해 단편 형식으로 옮긴 작품들로 구성돼 장편의 서사적 확장성과 단편의 응축미가 공존하는 독특한 서사 경험을 제공한다.

이충호 작가는 울산 출신으로 시, 소설, 수필, 평론이 각각 당선되어 문단에 나왔으며, 고등학교와 대학에서 영어와 문예창작론을 강의해왔다. 한국소설문학상, PEN문학상, 한국해양문학상, 이주홍문학상 등 다수의 문학상을 수상했으며. 국제펜클럽 한국본부 이사, 한국문학세계화본부 전문위원, 울산예총 회장 등을 역임했다. 차형석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