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왕암공원 ‘금연벨’ 간접흡연 예방 효과
2025-12-24 김은정 기자
동구 대왕암공원에 울산 최초로 설치된 ‘금연벨’이 간접흡연 예방을 위한 새로운 시도로 자리 잡고 있다. 설치 이후 이용 만족도가 높고 흡연 관련 민원이 줄었다는 평가가 나오는 가운데, 현장에서는 보다 효과적인 운영을 위한 보완 필요성도 함께 제기되고 있다.
동구보건소는 지난 4월 대왕암공원 내 상습 흡연 민원이 제기된 5곳에 금연벨을 설치했다. 울산에서는 처음 도입된 장치로, 비상벨 형태의 버튼을 누르면 일정 시간 뒤 ‘이곳은 금연구역입니다’라는 안내 음성이 송출되는 방식이다. 평상시에도 30분마다 자동으로 금연 안내방송이 나와 공원 전반에 금연 메시지를 전달하도록 설계됐다.
23일 대왕암공원 해안산책로와 버스정류장 인근을 살펴본 결과, 금연벨이 설치된 지점에서는 안내방송이 울릴 경우 주변 방문객들이 소리의 방향을 의식하며 주변을 둘러보는 모습이 관찰됐다.
동구보건소가 설치 이후 인근 상인과 방문객 등 100여 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만족도 조사에서도 전반적으로 긍정적인 결과가 나왔다. 조사에 따르면 금연벨 설치에 대한 만족도는 87.8%에 달했고, 간접흡연 피해 감소 효과는 66.2%, 흡연 중단 및 이동 유도 효과는 71.6%, 금연문화 정착 체감도는 81.1%로 나타났다. 금연벨은 월 평균 106회 정도 이용된 것으로 집계됐다.
다만 현장에서는 금연벨의 효과를 더욱 높이기 위한 보완점도 함께 언급된다. 금연벨이 버스 주차장 인근 일부 구간에 집중돼 있어, 담배꽁초로 인한 화재 위험이 높은 해안산책로와 송림 구간까지 관리 효과가 확산되기에는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다. 실제로 금연벨이나 안내 표지가 없는 구간에서는 담배꽁초가 여전히 눈에 띄었다.
또 금연벨이 비상벨이나 안전벨 등 다른 장치와 함께 설치돼 있기도 해 처음 방문한 시민들은 용도를 혼동하기 쉽고, 관련 안내 표지도 눈에 잘 띄지 않는다는 의견도 제기됐다.
무엇보다 안내 음성이 모두 동일해 반복 노출 효과가 떨어지고, 지속적으로 버튼을 누르지 않는 이상 주목도가 낮다는 점 역시 개선 과제로 꼽힌다.
동구보건소 관계자는 “향후 간접흡연 피해 발생 여부 및 주민 의견 등을 분석하여 금연벨 확대 설치를 검토할 계획이다”고 말했다.
글·사진=김은정기자 k2129173@ks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