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뇨·절박뇨, 화장실 하루 8번 이상…겨울철 더 심해
2025-12-24 차형석 기자
◇중년男 전립선비대증 빈뇨·절박뇨 원인
정상적인 성인은 하루 5~6회 정도 소변을 보며, 한 번 배뇨 시 약 300cc의 소변을 배출한다. 하루 배뇨 횟수가 8회 이상으로 증가한 경우를 빈뇨라고 하며, 이는 소변 생성량 증가 또는 방광 용적 감소로 발생한다.
절박뇨는 소변이 마려울 때 이를 참기 어려운 상태를 말하며, 심한 경우 본인의 의지와 관계없이 소변이 새는 절박성 요실금으로 이어질 수 있다.
야간뇨는 수면 중 1회 이상 소변을 보기 위해 잠에서 깨는 경우로, 정상적인 상황에서는 나타나지 않는다. 야간뇨는 밤에 소변이 과도하게 생성되는 야간다뇨나 과민성방광에 의한 방광 용적 감소가 원인이 될 수 있다.
과민성방광은 방광염과 같은 감염 없이 빈뇨, 절박뇨, 야간뇨가 나타나는 상태를 의미한다. 배뇨통이 주 증상이 아니기 때문에 치료 시기를 놓치는 경우가 많으며, 증상이 심해지면 사회생활 전반에 큰 불편을 초래한다.
국내 과민성방광 유병률은 평균 12.2%로 보고되었으며, 여성에서 더 흔하고 연령이 증가할수록 유병률이 높아진다. 진단은 병력 청취와 설문지, 소변검사, 잔뇨량 측정, 배뇨일지 등을 종합해 이루어진다.
치료는 행동치료와 약물치료가 기본이며, 생활습관 교정과 함께 항콜린제, 베타3작용제 등을 사용한다. 약물치료에 반응이 없는 경우 방광 내 보톡스 주입술이나 천수신경조정술과 같은 치료를 시행하기도 한다.
김정호 좋은삼정병원 비뇨의학과 과장은 “남성은 방광 아래에 전립선이 위치해 있어 전립선 질환이 배뇨 증상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며 “특히 중장년층 남성에서 겨울철 빈뇨와 절박뇨의 가장 흔한 원인은 전립선비대증이다”라고 말했다.
기온이 낮아지면 전립선 요도 주변 근육과 괄약근이 수축해 요도가 더욱 좁아지고, 이로 인해 배뇨곤란이 심해진다. 방광이 좁아진 요도를 통해 소변을 배출하기 위해 과도하게 힘을 쓰면서 방광이 예민해지고, 그 결과 빈뇨와 절박뇨가 발생한다. 이를 방치할 경우 방광 기능 저하나 급성 요폐로 이어질 수 있어 적극적인 치료가 필요하다.
◇전립선결찰술 시술…취짐 전 물 섭취 제한
증상이 비교적 경미하거나 수술 부담이 큰 환자의 경우, 전립선견찰술을 비롯해 아이틴드, 리줌 등의 비급여 시술을
고려할 수 있다.
김정호 과장은 “전립선결찰술(유로리프트, 프로게이터)은 이식형 결찰사(특수 금속실)를 이용해 전립선부 요도를 좌우로 넓혀주는 시술로, 국소마취하에 비교적 간단하게 시행할 수 있다”며 “아쿠아블레이션은 고압의 물줄기를 이용해 전립선 선종을 절제하는 방법으로, 컴퓨터가 절제 범위를 설정해 자동으로 시술을 진행한다. 열 손상이 적은 장점이 있으나 출혈 위험이 상대적으로 높을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리줌은 고온의 수증기를 전립선 선종에 주입해 조직을 괴사시키는 방식으로, 시술은 간단하지만 효과가 서서히 나타나며 일정 기간 도뇨관 유지가 필요하다”며 “아이틴드는 니티놀 재질의 스텐트를 전립선부 요도에 삽입한 뒤 일정 기간 후 제거하는 방식으로 요도 압박을 완화한다”고 설명했다.
홀렙(HoLEP)은 홀뮴 레이저를 이용해 비대해진 전립선 선종을 귤껍질을 벗기듯 통째로 제거하는 수술법으로, 현재 가장 표준적인 치료로 자리 잡고 있다.
비대해진 전립선 조직을 남김없이 제거할 수 있어 재발률이 가장 낮고, 전립선 크기에 제한 없이 적용할 수 있다. 과거 개복 수술이 필요했던 대형 전립선비대증 환자에서도 내시경으로 안전한 수술이 가능하다. 레이저를 이용해 절제와 지혈을 동시에 시행하므로 출혈과 통증이 적은 것이 장점이다. 다만 수술 후 일시적인 배뇨통, 역사정, 요실금 등의 합병증이 발생할 수 있어 전문적인 상담과 충분한 설명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김 과장은 “야간뇨 예방을 위해서는 카페인과 알코올 섭취를 줄이고, 낮 동안에는 적절한 수분 섭취를 유지하되 취침 2~3시간 전부터는 물 섭취를 제한하는 것이 예방에 도움이 된다”며 “물을 지나치게 적게 마시면 소변 농도가 진해져 방광을 더 자극할 수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외출 시 하복부를 따뜻하게 유지하는 습관은 겨울철 배뇨 증상 완화에 도움이 된다”며 “잦은 배뇨를 단순한 노화 현상으로 여기기보다는, 비뇨의학과 전문의를 찾아 정확한 진단과 적절한 치료를 받는 것이 삶의 질을 지키는 첫 걸음이다”라고 덧붙였다.
차형석기자 stevecha@ksilbo.co.kr